‘KGC의 심장’ 양희종, 서른다섯 베테랑의 전성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22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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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는 체력소모가 큰 스포츠다. 공수 전환 속도가 빠른데다 공격·수비 포지션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코트에 서 있는 전원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임을 가져가야 한다. 이 때문에 30대 중반의 선수들은 체력부담이 커지면서 전성기에서 점차 멀어지게 된다.

1984년생인 안양 KGC의 주장 양희종(34)은 우리나이로 서른다섯의 베테랑이다. 어느덧 기량이 점차 내려오는 시기가 됐지만, 오히려 그는 절정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2007~2008시즌 데뷔 이래 ‘수비수’ 색깔이 짙었던 그였지만,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7.2점·4.6리바운드·3.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득점은 이전(2016~2017시즌 평균 3.9점)에 비해 평균 3.2점상승했다.

양희종의 최대 강점은 큰 경기에서 더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서울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는 무려 8개의 3점슛을 터뜨려 팀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봄바람이 불어오자 양희종의 큰 경기 본능이 또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그는 2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에서 13점·7리바운드·5어시스트로 올어라운드 플레이를 펼쳐 팀에 101-80의 대승을 안겼다. 득점 이전에 기본에 충실했다. 적극 수비와 리바운드에 참여했고, 온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까지 선보였다. 최고참의 헌신에 KGC 선수들은 분발하며 한발 더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KGC는 경기 초반 대들보 오세근(31)이 발목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양희종을 필두로 나머지 선수들이 똘똘 뭉쳐 극복해냈다.

한 구단 전력분석요원은 “공격 비중이 늘면 그만큼 체력소모가 커져 수비가 느슨해지기 마련인데 양희종은 그렇지 않다. 수비력을 그대로 유지한다”라며 “팀 내 최고참 선수가 가장 열심히 리바운드에 참여하고 도움수비에 블록슛까지 한다. 비슷한 나이 또래 선수 중 양희종 만큼 궂을 일을 하는 선수가 있는가”라고 창찬을 아끼지 않았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KGC의 심장’ 양희종의 전성기는 지금부터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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