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지탱한 우리은행 BIG3, 통합 6연패 밑거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21일 2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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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아산 우리은행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우리은행이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통합 6연패 달성한 우리은행 김정은이 MVP를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아산 우리은행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 경기에서 우리은행이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통합 6연패 달성한 우리은행 김정은이 MVP를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산 우리은행이 21일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의 신화를 이룩했다.

우리은행 우승에는 ‘빅3’로 불리는 박혜진(28), 임영희(38), 김정은(31)의 힘이 컸다. 이전 5시즌 동안 우리은행은 박혜진, 임영희, 양지희(34·은퇴) 트리오가 팀의 주축이 돼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변화가 생겼다. 양지희가 은퇴했다.

지난해 여름 우리은행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정은(31)으로 빈자리를 채웠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박혜진~임영희~김정은으로 새로운 ‘빅3’를 구축했다.

여러 구단의 입단 제의를 받았던 김정은이 우리은행을 택한 것은 우승을 위해서였다. 우리은행은 비 시즌 훈련이 혹독하기로 유명한 팀이다. 김정은은 이를 견뎌내기가 버거웠다. 그는 “오프 시즌 때는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이 팀에 괜히 왔나’라고 후회를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김정은의 곁에는 박혜진과 임영희가 있었다. 임영희는 “(김)정은이가 너무 힘들어했다. 그 때마다 ‘조금만 견뎌내자’고 말했다. 정은이의 고충을 많이 들어줬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임영희. 사진제공|WKBL
우리은행 임영희. 사진제공|WKBL

이미 5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경험한 임영희와 박혜진에게는 프로 데뷔 후 우승경험이 없는 김정은의 합류가 동기부여가 됐다. 박혜진은 “사실 시즌 개막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 경기씩 착실하게 치르는 것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정은이 언니가 우승하기 위해 몸이 좋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뛰는 것을 보고 ‘언니를 위해서라도 꼭 우승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임영희도 마찬가지였다.

정규리그 막바지에는 지친 박혜진을 임영희와 김정은이 지탱했다. 박혜진은 “올 시즌은 진짜 너무 힘들었다. 체력이 떨어져 7라운드에는 내가 경기를 많이 망쳤다. ‘나 때문에 우승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희 언니와 정은이 언니가 더 적극적으로 공격하면서 내 몫을 대신해줬다. 덕분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며 우승의 공을 언니들에게 돌렸다.

우리은행 박혜진. 사진제공|WKBL
우리은행 박혜진. 사진제공|WKBL

양지희의 은퇴, 존쿠엘 존스(25)와의 재계약 불발로 전력이 약해진 우리은행은 경쟁 팀인 KB스타즈, 신한은행의 거센 견제를 받았다. 여느 시즌보다 힘겨운 레이스를 펼친 이들은 서로를 지탱하면서 고비를 넘겼고, 그토록 원했던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처음 통합우승의 기쁨을 누린 김정은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극심한 무릎 통증을 느끼는 가운데에서도 오로지 우승 하나만 바라보며 투혼을 발휘한 김정은은 기자단 투표(총 84표)에서 53표를 받아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다. 시즌 내내 김정은의 곁을 지켜온 임영희, 박혜진은 김정은을 감싸 안으며 동료의 기쁨을 함께했다.

청주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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