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다 실력자 뽑자’ 유재학의 믿는 구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2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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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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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신 외인 2명 선발…이종현의 존재감

농구는 종목 특성상 기량 좋은 장신이 있으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스테판 커리(29·골든스테이트), 카이리 어빙(25·클리블랜드) 등 테크니션이 초강세를 보이며 빅맨 보다는 기술 좋은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테크니션의 돌파나 슈팅을 중심으로 하는 ‘외곽농구’가 대세다. 210cm 이상의 장신선수들도 외곽 슛을 장착해야 하는 시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정통센터의 중요성이 높다. 2016∼2017시즌에는 오세근(30·200cm)∼데이비드 사이먼(35·203cm)이 더블포스트를 구축한 KGC가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포스트가 강한 팀이 좋은 성적을 냈다. 이 때문에 각 구단은 외국인선수 선발에서도 장신 센터 영입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이 가운데에 모비스는 7월 21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팜스호텔에서 열린‘2017 KBL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마커스 블레이클리(29·192.5cm)와 애리조나 리드(31·189.7cm)를 선발했다. 둘 모두 단신그룹(193cm이하)으로 분류 된 선수다. 프로농구 출범 이래 장·단신을 구분한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2명을 모두 단신으로 뽑은 사례는 모비스가 처음이다.

모비스 유재학(54) 감독은 당초 팀의 골밑을 지켜줄 빅맨 영입을 고려했지만, 드래프트 참가선수 가운데 눈에 띄는 자원이 없자 ‘키보다는 실력자를 뽑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유 감독이 1라운드에 선발을 고려했던 빅맨은 리온 윌리엄스(31·196.6cm) 정도였다. 윌리엄스가 앞 순번에서 kt에 선발되자 블레이클리를 선발했다. 블레이클리는 2016∼2017시즌 모비스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2라운드에서는 리드가 모비스 순번까지 내려오자 지체 없이 지명했다. 유 감독은 “어중간한 기량을 가진 빅맨보다는 작더라도 기량이 확실한 선수를 뽑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드가 우리 순번까지 올 줄 몰랐다. 리드는 2년 전(2015년)에 벨기에리그에서 뛰는 걸 본적이 있다. 농구를 잘 알고 했다.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블레이클리와 리드 모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어 빅맨을 뽑지 않은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두 선수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모비스에는 2년차가 되는 토종 빅맨 이종현이 있다. 유재학 감독이 선택에 더 용감했던 이유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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