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일 전담 양희종-박재한, KGC 승리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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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4월 12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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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김승기 감독. 스포츠동아DB
KGC 김승기 감독. 스포츠동아DB
KGC의 농구는 화려하다. 데이비드 사이먼(35·203㎝)과 오세근(30·200㎝)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막강한 화력을 뽐낸다. 개인기가 출중한 외국인 가드 키퍼 사익스(24·177.9㎝)와 정확한 3점슛이 돋보이는 리그 정상급의 슈터 이정현(30·191㎝)을 보유한 덕분에 KGC는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팀 평균 득점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KGC 김승기(45) 감독은 10일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을 마친 뒤 다른 선수들을 더 챙겼다. 가장 먼저 주장 양희종(33·194㎝)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양)희종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잘해줬다. 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인 포인트가드 박재한(23·173.4㎝)을 언급하며 “워낙 담대한 선수이기도 하지만, 마지막 1~2점 싸움을 하는 상황에서 공중볼과 루스볼을 잡아낸 게 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칭찬했다.

양희종은 4강 PO 1차전에서 29분여를 뛰었지만 3점슛 2개를 모두 실패하는 등 득점은 전무했다. 그러나 4리바운드·4어시스트·3스틸 등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수비에서 모비스의 주득점원인 네이트 밀러(30·187.4㎝)의 초반 기세를 꺾어놓았다.

20분간 출전한 박재한도 2득점에 그쳤다. 그것도 자유투로 넣었다. 그러나 모비스 포인트가드 양동근(36·180㎝)의 기세에 전혀 밀리지 않았고, 상대의 강한 압박에도 볼을 잘 운반했다. 수비에서도 빠른 발로 모비스 가드들과 대등하게 맞섰다. 루스볼을 잡기 위해 몸을 던졌고, 리바운드에 가담해선 203.1㎝의 모비스 센터 이종현(23)이 잡아내려던 볼을 빼앗기도 했다.

공격에서 엄청나게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고, 많은 점수를 뽑아도 상대를 제대로 막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없는 것이 승부의 세계다. 양희종, 박재한 같은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감독의 지시를 잘 따라준 데 힘입어 KGC는 승승장구하며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감독은 양희종과 박재한을 각별히 챙기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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