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쓸 만한 백업 선수가 없다고? 쓸 줄 모르는 감독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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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1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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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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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3∼4분 투입 감독의 불신이 성장 막아
주전-백업 격차 심화…선수층 약화로 귀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5라운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각 팀 선수들의 체력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시즌 초반보다 전체적으로 득점이 하락한 데도 체력저하가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순위경쟁이 치열한 때라 주축 선수들의 체력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백업 선수들의 활용이 몹시 중요하다.

● 백업 부재, ‘감독의 불신’ 문제다!

몇몇 구단 감독들은 “우리 팀은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크다. 이 때문에 주전들의 체력관리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주전과 백업 선수들의 기량차가 커서 선수활용폭을 넓게 할 수 없다는 것은 팀을 이끄는 감독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만든 데는 감독 본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 선수기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자 책임이기 때문이다. 주전 선수가 쉬는 동안 안정적으로 활약해줄 백업 선수가 하루아침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고작 5∼10분 가량이라도 매 경기 꾸준하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의 움직임과 역할에 익숙해질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A구단의 한 선수는 “어쩌다 한 번 경기에 나가면 3∼4분은 코트만 왔다 갔다 하다가 ‘몸이 풀린다’ 싶으면 교체된다.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으니 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결국 백업 선수가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감독이 꾸준히 기용할 수 있는, 신뢰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대부분의 팀에서 비시즌 동안 백업 선수들의 운동량은 엄청나게 많다. 심지어 5월부터 연습경기를 치르는 팀들도 있다.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이런데도 감독이 제대로 된 백업 멤버 1∼2명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은 ‘내가 운동을 많이 시켰어도 선수를 믿지는 못한다’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

● 아파도 말 못하는 백업의 설움

백업 선수들은 비시즌 동안 오전·오후·야간 등 하루 3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다. 운동량이 많고, 비시즌 훈련기간도 긴 만큼 몸에 무리가 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이들은 “아프다”는 말도 못한다. 부상으로 인해 단 2∼3분의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층이 두꺼운 B구단의 한 선수는 올 시즌 중반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었다. 주전으로 출장하는 경기도 있었다. 비시즌부터 심한 발목통증을 안고 있었지만, 참고 뛰어야만 했다. 이 선수는 “어떻게 온 기회인데…. 일단 뛰어야 한다. 이번에 부상으로 쉬면 다시 기회가 안 올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 선수는 결국 페이스가 떨어졌고, 최근에는 출장 기회가 확 줄었다. 좋은 백업 선수를 두는 것도 결국은 감독의 능력에 달려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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