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서 백조로… 삼성농구의 반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삼성 4개 프로팀중 혼자 죽쑤던 농구, 올 시즌 나홀로 승승장구 당당 1위

 삼성 남자 농구단은 삼성 프로스포츠 구단들 중에서 미운 오리 새끼였다. 2011∼2015년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성 야구단, V리그 8회 우승에 빛나는 삼성화재 배구단, K리그 상위권에서 매년 우승 다툼을 벌인 삼성 축구단과 달리 농구단은 2008∼2009시즌 이후 한 번도 4강에 오르지 못했다. 2014∼2015시즌에는 최하위로 추락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야구단은 9위까지 떨어지고, 축구단도 한때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하다가 7위에 머물렀다. 배구단도 현재 5위로 고전하고 있다. 반면 농구단은 30일까지 11승 3패로 1위에 올라 있다.

 이 같은 삼성 농구단의 변화는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간의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과감한 선수 영입과 주전, 비주전 간의 실력 격차를 줄인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 농구는 감독 한 사람의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젊은 단장과 40대인 이상민 감독, 박훈근, 이규섭 코치 등이 선수 리빌딩과 전력 향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팀에 필요한 부분을 빨리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 KCC에서 부진했던 가드 김태술의 마음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협업 덕분이었다. 프런트가 미리 선수 연봉 총액(샐러리캡)을 비워 놓아 코칭스태프가 발 빠르게 김태술 영입 작전에 나설 수 있게 한 것. 김태술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0득점에 6.1도움으로 삼성 공격의 활로를 열고 있다. 김태술의 가세로 삼성은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패스를 잘 받지 못하고 겉돌았던 지난 시즌의 고민을 완전하게 덜어냈다. 또 최고참 가드 주희정의 체력을 아껴주는 여유도 얻었다.

 올 시즌 1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6.93점을 올리며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 선수 마이클 크레익의 영입도 ‘신의 한 수’였다. 삼성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몸집이 크고 둔해 보이는 크레익을 선택한다는 건 그야말로 ‘기름을 안고 불로 뛰어드는’ 위험이었다. 하지만 이 감독과 코치들이 충분히 선수를 분석한 끝에 위험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고 프런트도 감독의 의지를 믿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형님 리더십도 팀 전력에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감독이 출전 시간을 충분히 주면서 후보 선수들의 기량도 한 단계 올라섰다.

 한편 30일 경기에서는 전자랜드가 오리온을 88-81로 꺾고 8승 6패로 5위를 유지했다. KGC는 LG를 80-75로 꺾었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삼성 남자 농구단#마이클 크레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