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살기로… 리우올림픽 티켓 따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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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농구대표팀 위성우 감독의 각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위성우 여자 농구대표팀 감독. 동아일보DB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위성우 여자 농구대표팀 감독. 동아일보DB
“현재로선 진출 가능성이 20% 미만이다. 첼시 리가 합류하면 큰 힘이 되겠지만 장담할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죽기 살기로 부딪쳐 보겠다.”

한국 여자농구가 2012년 런던에서 끊긴 올림픽 본선 출전을 향해 다시 도전한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45)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그는 “훌륭한 분이 많다”며 고사했지만 대한농구협회는 그 외에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은행을 4년 연속 통합우승으로 이끈 위 감독은 4년 연속 대표팀을 책임지게 됐다. 시즌이 끝나도 제대로 쉴 틈이 없었다.

“힘들다. 하지만 젊은 내가 그걸 핑계 댈 수는 없다. 대표팀은 여러 구단에서 잘하는 선수를 모아놓은 곳이다. 남자 대표팀을 맡았던 유재학 감독님처럼 맥을 척척 짚어주는 지도자가 필요한데 나는 아직 그런 수준이 못 된다. 그래서 고사한 건데…. 맡았으니 내 방식(강한 훈련)대로 갈 수밖에 없다.”

대표팀 12명 가운데 우리은행 선수는 5명이다. 일부에서는 “감독이 자기 선수들에게 (대표팀에 뽑히는) 특혜를 줬다”고도 하지만 대표팀 차출을 반기는 구단은 없다. 국제대회에서 다치기라도 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속 구단 몫이다. 태극마크를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대표팀 선발을 꺼리는 선수도 많다.

“선수 때 못 해봐서 그런지(웃음)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지금도 자랑스럽다. 태극마크를 꺼리는 일부 선수를 보면 생각들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선수들을 탓하기보다는 시대가 바뀐 것을 인정해야 한다.”

최근 이미선(37)에 이어 변연하(36)도 은퇴를 했다. 위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이들을 빼고 대표팀을 꾸리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미선이나 변연하는 국제무대에서 상대가 두려워하는 선수였다. 지금 대표팀에는 그 정도의 선수가 없다. 저변이 약해진 탓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몇 년 전부터 유소년 육성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니 10년 뒤에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열악한 현실 속에 있지만 부딪쳐 보겠다는 위 감독은 ‘가능하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여 첼시 리(KEB하나은행)의 합류를 간절히 희망했다. 대한체육회의 특별귀화 추천을 받은 첼시 리가 최종예선 전까지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엔트리 등록이 가능하다.

“농구는 어쨌든 높이의 경기다. 키 189cm에 힘과 탄력을 갖춘 첼시 리가 함께 뛴다면 상대가 누구든 우리를 쉽게 보지는 못할 것이다.”

리우 올림픽에는 12개국이 출전한다. 7개국은 확정됐고 6월 13일부터 프랑스 낭트에서 열리는 최종예선에서 12개국이 5장의 티켓을 놓고 다툰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12위인 한국은 벨라루스(10위), 나이지리아(42위)와 C조에 속했다. 4개 조 1, 2위가 진출하는 8강 토너먼트에서 D조 1위가 예상되는 스페인(3위)을 만나지 않으려면 조 1위를 해야 한다. 그렇게 돼도 D조 중국(8위)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래저래 험난한 일정이다.

위 감독은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모든 걸 거는 게 승부 아닌가. 4년 전 우리은행에 부임할 때도 그런 각오로 왔다. 고참인 임영희(우리은행)가 주장으로서 중심을 잘 잡아줄 것이다. 선수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5일 소집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위성우#여자농구#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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