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긋지긋한 9연패에서 벗어나던 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8일 2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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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감독. 스포츠동아DB
이상민 감독. 스포츠동아DB
28일 오리온스전서 72-70으로 짜릿한 역전승
4쿼터 주전 가드 2명 잇따라 5반칙 퇴장으로 위기
가드 대신 투입된 김동우 종료 버저비터로 역전승
“이렇게도 이기네요” 이상민 감독 10경기 만에 미소

서울 삼성은 최근 8연패를 당했다. 6연패를 하는 동안은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큰 점수차로 뒤지는 등 무기력하게 진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2경기는 내용은 좋았다. 그러나 승부처였던 4쿼터 고비를 넘지 못해 연패가 이어졌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28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연패를 하고 있지만 최근 2경기는 경기 내용이 좋아지고 있다. 오늘 경기도 승패를 떠나 내용면에서 좋은 경기를 하면서 희망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은 좋았다. 삼성은 1쿼터 7분 동안 오리온스를 7점으로 묶으면서 김준일(14점), 이시준(10점) 등 국내선수들의 분전으로 16-7까지 앞섰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오리온스에 추격을 허용해 계속 시소게임을 했다. 경기 중간 중간 달아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실책이 나오면서 근소한 점수차를 유지했다.

4쿼터 시작 후 삼성에게 위기가 닥쳤다. 4쿼터가 시작하자마자 가드 이시준이 5번째 파울을 범해 코트에서 물러났다. 4쿼터 중반에는 이정석마저 5번째 개인 파울을 지적받았다. 팀을 이끌어가는 포인트 가드 2명의 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삼성이 또 다시 4쿼터 부진으로 연패 탈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감독은 이 때 승부수를 걸었다. 이정석이 코트에서 나올 때 가드가 아닌 포워드 김동우를 투입했다. 수비에서는 약점이 있을 수 있지만 김동우의 득점력을 기대한 결정이었다. 김동우는 투입된 이후 2개를 3점슛을 림에 적중시켰다. 62-60으로 삼성이 앞선 경기 종료 2분6초를 남기고 5점차로 도망가는 3점포를 가동했다. 이후 잠잠했던 김동우는 팀이 69-70으로 2점 뒤진 상황에서 경기 종료 부저와 함께 3점슛을 림에 꽂았다. 삼성은 김동우의 3점슛으로 9연패를 날려버렸다. 이 감독의 공격적인 선택이 적중한 것이다.

이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4쿼터에 실책이 몇 개 나오긴 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졌어도 칭찬해줄만한 경기였다. 선수 때 내가 버저비터를 넣은 것보다 더 기쁘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이정석이 5번째 파울을 했을 때 가드를 넣을까 말까 고민했다. 김동우가 슛 컨디션이 좋아 보여 기용했는데 잘해줬다. 오늘 경기만으로도 연봉 값을 다 했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이 감독은 경기 종료 6.9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에 성공한 것에 대해 “공격 패턴을 할까 하다가 시간이 많지 않아 가드 김태주에게 빨리 치고 넘어와서 (공격을) 한 번 해보라고 지시했다. 김태주가 김동우를 보고 패스 연결을 잘 해줬다”며 환하게 웃었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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