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 오세근, 특명! 골밑 사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12년만에 亞경기 금메달 노리는 남자농구의 빅맨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러시아전 선제골의 주인공인 상주 상무 이근호(29)는 군인 연봉 178만8000원만 받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농구 대표팀에도 현역 군인이 있다. 인삼공사에서 뛰다 4월 입대한 이등병 오세근(27)이다. 오세근은 31일 뉴질랜드 대표팀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안정적인 골밑 활약을 보여주며 또 다른 ‘군인선수’의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31일 경기에서 오세근은 10점, 7리바운드, 3스틸, 2블록슛을 기록하며 골밑을 지켰다. 초반 열세를 만회한 3쿼터에서 오세근은 4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2개의 자유투 중 하나를 실패했지만 곧바로 뉴질랜드의 공격을 가로채 2점 골밑슛으로 연결하는 등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발목 부상에서 아직 완벽하게 회복된 모습은 아니었지만 스페인 농구월드컵과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이전의 경기력을 회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인삼공사에 입단한 오세근은 2011∼2012시즌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하지만 발목 부상으로 2012∼2013시즌을 포기해야 했고 지난 시즌에도 100%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남자 농구팀이 ‘12년 만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번 아시아경기는 그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개정된 병역법으로 조기 제대의 혜택을 누리는 첫 농구선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0년 개정된 병역법은 국제대회에서 높은 성과를 얻은 스포츠선수들의 병역면제 대상을 입대 예정 선수에서 현역 입영자까지 확대했다. 형평성을 고려해 현역 군인 신분으로 성과를 올린 선수에게도 조기 제대의 혜택을 부여한 것.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올린 선수는 곧바로 보충역 신분으로 제대한다.

현재까지 새로 바뀐 조항이 적용된 건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두 선수뿐이다. 남자 핸드볼의 이창우(31)와 근대5종의 김기현(30)이다. 이창우가 스스로 남은 군복무 3개월을 채우기를 희망하면서 진짜 조기 제대를 한 건 김기현뿐이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당시 상무 소속이던 현주엽(39)과 이규섭(37·삼성 코치)은 남은 기간 계속 군복무를 해야 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오세근#아시아경기#농구#보충역#금메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