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기획] ③ [오십 즈음에] KIA 김민호 코치 “인생의 절반을 프로 유니폼과 함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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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KIA 타이거즈 야수총괄코치는 올해로 ‘지천명’의 나이가 됐다. 1993년 데뷔한 그는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프로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김민호 KIA 타이거즈 야수총괄코치는 올해로 ‘지천명’의 나이가 됐다. 1993년 데뷔한 그는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프로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김민호 야수총괄코치(50)는 1969년생으로 올해 ‘지천명’(知天命)을 맞았다. 화려한 현역 시절과 더불어 노련한 코치로의 적지 않은 세월을 보낸 그에게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바로 ‘프로 개근상’이다.

1993년에 KBO리그에 데뷔한 김 코치는 KIA 코치로 재직 중인 현재까지 단 한 해도 프로 유니폼을 벗은 적이 없다. 두산 베어스(OB 시절 포함)에서만 현역 선수로 2003년까지 활약했고, 이후 2004년부터 곧바로 팀 주루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LG 트윈스를 거쳐 지금의 호랑이 군단에 합류했다.

김 코치의 이름 석자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타이틀은 역시 1995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다. 당시 OB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7차전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4승3패로 시리즈를 끝내며 1982년 이후 무려 13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 코치는 당시 유격수로 활약하며 타율 0.387를 기록, ‘미친’ 활약으로 팀 우승을 이끌었던 우승 주역이었다.

김 코치는 “25년 전 일이다. 그런데도 그 때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타석, 상대 투수 등 모든 것이 자세하게 기억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코치는 당시 MVP를 자신의 생애 최고의 훈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꾸준히 걸어온 프로 현장에서의 유니폼이 가장 큰 자랑이라 꼽는다.

그는 “단 한 해도 쉬지 않았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큰 자부심이 있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아직도 현장에 있다는 것에 매 번 큰 활력을 받기도 한다”고 밝혔다.

KIA 김민호 코치(맨 오른쪽).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김민호 코치(맨 오른쪽).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김 코치는 현장에서도 유명한 ‘소통왕’이다. 아들뻘인 선수들에게도 전혀 스스럼없이 편한 자세로 다가간다. 비결로는 “오십이 됐지만 여전히 젊은 선수들과 이야기를 섞으려 내가 먼저 노력한다. 같이 PC방, 당구장도 가보곤 한다. 그래야 선수들의 관심과 눈높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싫어하는 말로는 ‘내가 옛날에는~’을 꼽았다. 김 코치는 “과거 내가 경험했다고 해서 무조건 그게 옳은 것은 아니다. 그것을 지금의 선수들에게 무작정 주입시킬 수 없다. 그러나 또 과거라 해서 또 무조건 ‘올드’한 것도 아니다”며 “지금 내 나이에는 그 경계를 적절히 살피며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노련한 것이고, 그래야 ‘지천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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