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행’ 남태혁 “마지막 기회…왕조 재구축에 보탬되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2월 8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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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남태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SK 와이번스와 KT 위즈는 지난 4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K 불펜 투수 전유수(32)가 KT로 이적하며, KT 내야수 남태혁(27)이 SK로 건너가는 내용이었다.

전유수와 남태혁 모두 올 시즌 원 소속팀에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유수는 16경기에서 18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5.50에 그쳤다. 남태혁 역시 7경기에서 타율 0.182(11타수 2안타)만 기록했다. 겉으로만 보면 활용가치가 높지 않은 선수들끼리의 교환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불펜 사정이 열악한 KT와 거포 수집을 여전히 멈추지 않은 SK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듬해 쓰임새는 분명하다.

7일 연락이 닿은 남태혁은 “트레이드 발표 전날 이숭용 단장, 최재영 운영팀장께 이야기를 들었다. 솔직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이게 뭐지’라는 생각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실감이 나고 있다”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남태혁은 2016년 2차 1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기대치가 높았지만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선수 본인도 누구보다 ‘역대 최악의 2차 1번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KT에서는 그 의지를 발휘할 수 없게 됐다. “내가 못했기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온 것이다. 모든 잘못은 나한테 있다. KT 팬들께는 죄송스런 마음뿐이다. 많은 기대를 하셨지만 실망만 안겨드렸다.”

남태혁. 사진제공|kt wiz
남태혁. 사진제공|kt wiz

남태혁은 인터뷰 내내 ‘벼랑 끝’을 강조했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각오다. 하위권 팀에서 우승팀으로 옮기며 경쟁은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결국 야구는 내가 잘해야 기회가 생긴다. 다른 동료들의 상황보다 내 야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남태혁이다.

인천이 고향인 남태혁에게 SK행은 일종의 ‘모멘텀’이다. 남태혁의 고교 시절, SK는 ‘왕조’를 구축했던 팀이다. 2010년 이후 8년 만인 올해 우승을 차지했고, 그 팀에 남태혁이 합류한 것이다. “학창 시절 기억에 SK는 무조건 야구 잘하는 팀, 왕조인 팀이었다. 다시 왕조 재구축의 기로에 놓여있지 않나. 피해 끼치지 않도록 잘해야 한다.”

손차훈 단장과 인연도 각별하다. 손 단장은 남태혁이 인천 제물포고 시절 스카우트로 근무했다. 심지어 남태혁이 미국 무대에서 구슬땀을 흘릴 때 미 연수를 떠나 만나기도 했다. 각별한 사이다. 손 단장은 “너의 환경을 바꿔줄 테니 열심히 해보자”는 말로 남태혁의 동기를 끌어올렸다.

매번 인천에서 수원까지 왕복 120km를 운전하던 그는 이제 집밥을 먹으며 야구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진출 시절부터 익산, 수원 등 먼 거리에 머무는 아들이 안쓰럽던 부모님도 그에게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정신 차려라”고 조언했다. 남태혁 역시 “SK의 왕조 재구축을 위해 어떻게든 보탬이 되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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