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임종도 못한 할머니께 기도한 덕분에…” 압도적 표로 신인상 차지한 강백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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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구단 KT 선수론 첫 수상… “힘 더 키워 내년엔 30홈런 목표”

뉴시스
“하늘에 계신 할머니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

19일 2018 KBO리그 최우수 신인선수에 선정된 KT 외야수 강백호(19·사진)는 올 초 세상을 떠난 할머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이날 발표된 신인왕 투표에서 강백호는 555점 만점에 514점을 얻어 생애 한 번뿐인 영광을 차지했다. 2위 김혜성(넥센 내야수·161점), 3위 양창섭(삼성 투수·101점)을 여유 있게 제쳤다. 제10구단 KT 구단 사상 첫 신인왕의 주인공이 된 강백호는 트로피와 상금 300만 원을 받았다.

“프로 첫 경기보다 오늘 시상식이 더 떨렸다”는 강백호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할머니를 떠올렸다. 어릴 적부터 유독 그를 아꼈다는 할머니는 올해 1월 말 KT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 캠프로 출발하는 날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이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아 강백호는 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에야 묘소를 찾을 수 있었다. 강백호는 “올해 출전한 매 경기 처음 외야 수비를 나갈 때마다 할머니께 기도를 드렸다. 종교가 없지만 할머니에 대한 기도 덕분에 올 한 해 좋은 일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고 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했던 강백호는 KT에 입단한 뒤 좌익수로 전향해 타율 0.290에 29홈런, 84타점, 108득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타석부터 올해 KBO리그 1호 홈런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1994년 LG 김재현이 세운 역대 한 시즌 고졸 최다 홈런 기록(21개)을 가뿐히 넘어섰다. 10월 9일 한화전에서는 1991년 쌍방울 김기태가 세운 왼손타자 신인 최다 홈런 기록(27개)도 경신했다. 이 밖에 고졸 신인 최초 3연타석 홈런, 한 시즌 2차례 1회말 선두타자 초구 홈런 등 다양한 홈런 기록을 세웠다.

강백호는 “내년엔 30홈런을 목표로 삼겠다”며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는 타구가 많았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을 키워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t 위즈#강백호#kbo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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