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 손에 맡겨진 ‘SK 제2왕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1월 14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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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에서 단장으로, 다시 단장에서 감독으로…. SK 와이번스는 2018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측면 지원했던 염경엽 단장에게 감독 지휘봉을 안기며 왕조부활의 중책을 맡겼다. 스포츠동아DB
감독에서 단장으로, 다시 단장에서 감독으로…. SK 와이번스는 2018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측면 지원했던 염경엽 단장에게 감독 지휘봉을 안기며 왕조부활의 중책을 맡겼다. 스포츠동아DB
KBO리그 역사상 왕조로 인정받는 팀은 해태 타이거즈,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SK 와이번스다. 모두 장기간 리그를 지배했고, 뚜렷한 색깔로 프로야구의 흐름을 이끈 공통점이 있다.

해태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정상에 올랐다. 1991~1997년에 걸쳐 4차례 더 KS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현대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시즌 동안 4차례 우승했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KS에 진출했고, 3차례 우승했다. 삼성은 2002, 2005~2006시즌 우승에 이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동안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4년 연속 KS 우승, 2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까지 최근 4년 연속 KS에 오른 두산 베어스는 2018년 통합우승을 통해 왕조 등극을 노렸지만 한발 물러섰다.

SK는 2018년 8년 만에 KS 정상에 오르며 왕조의 부활, 두 번째 전성기에 도전할 계기를 마련했다. 우승 팀도 다음해 중위권으로 급격히 추락할 수 있는 곳이 KBO리그다. SK도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합리적인 사고로 선수단을 완벽하게 장악했고 깊이 있는 전술을 보여준 트레이 힐만 감독은 노모의 병환치료를 위해 재계약을 사양했다.

SK 구단은 KS 우승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인 13일, 염경엽(50) 단장을 새 감독으로 발표했다. 구단의 새로운 중흥을 위해 염 신임 감독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25억원(연봉7억·계약금3억)으로 역대 KBO리그 감독 계약사상 최고 액수다. 3년 계약 기준으로 총액도 가장 높다. 염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으로 4년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직 감독으로 KS 우승 경험은 없다. 우승 타이틀을 갖고 있는 베테랑 전현직 감독들보다 훨씬 높은 파격적인 계약에는 구단의 큰 기대감이 담겨져 있다.

염 신임 감독은 “2년간 힐만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는 함축적인 말로 다짐을 전했다.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프런트 매니저, 운영팀장, 수비코치, 작전코치, 감독에 이어 단장까지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같은 팀에서 단장에 이어 곧장 감독이 된 첫 사례로 팀 전력과 시스템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도 뛰어난 경쟁력이다. ‘염갈량’이라는 닉네임이 갖고 있는 전략전술 능력이 얼마나 팀 전력에 녹아드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SK는 야수진 세대교체 시점이 다가왔고 불펜 보강도 필요하다. 모두 염 감독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신임 단장과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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