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도장깨기’ 강백호 “안타는 정후 형이 너무 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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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22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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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신인 안타 기록은 절대 못 깨잖아요. (이)정후 형이 진짜 대단했던 것 같아요.”

수년째 묵은 신인의 홈런과 타점 기록은 강백호(19·KT 위즈)의 손에서 다시 쓰이고 있다. KT의 기록을 관리하는 이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강백호는 2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타수 3안타(3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1회 땅볼, 2회 삼진으로 최근 10타수 무안타가 이어졌지만 감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강백호는 4회 투런, 6회 솔로, 8회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KBO리그 통산 52번째 3연타석 홈런이었다. 고졸 신인 가운데는 최초이며 대졸 신인을 포함해도 故 장효조(1983년 5월 14~15일 OB 베어스전)에 이어 두 번째다. 단일 경기로는 강백호가 최초였다. 아울러 6타점으로 종전 5타점(1991년 이우수, 1995년 이승엽, 2017년 이정후)을 넘어 고졸신인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도 세웠다.

21일 사직 롯데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에 만난 강백호는 “3연타석 홈런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연타석 홈런도 몇 번 없었는데 신기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타구속도 98마일(약 158㎞), 발사각 26~30도인 타구를 ‘배럴 타구’라고 칭한다. 강백호의 이날 두 번째 홈런은 발사각 34.76도였다. 타구속도는 170.6㎞. 전형적인 배럴 타구의 각도가 아니었지만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힘으로 만든 홈런이었다. 이를 두고 김진욱 감독은 “백호가 가장 좋을 때 보이는 ‘몸통 스윙’이 나왔다”고 칭찬했다. 강백호는 이에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타격감이 괜찮을 때 그런 스윙이 나오긴 한다. 조금씩 감을 회복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15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22호 홈런을 때려냈다. 1994년 김재현(21개)이 세운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이제 다음 목표는 1996년 박재홍(30홈런)이 세운 신인 최다 홈런이다. 남은 16경기에서 5홈런만 더 때려내면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강백호는 “내가 아무리 잘해도 신인 안타 기록은 못 깨지 않나”고 반문했다. 이정후(넥센 히어로즈)가 지난해 세운 179안타를 일컫는 것. 강백호는 올해 129안타로 50개가 부족하다. 평소 이정후와 돈독한 사이인 그는 “(이)정후 형이 너무 많이 쳤다. 대단하다”고 새삼 감탄했다.

기록 제조기는 정작 개인 기록에는 욕심이 없다. 오직 팀만 생각한다.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은 욕심내지 않는다. 애초에 그런 개인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지금 팀이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순위 상승에만 신경 쓰겠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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