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무안타 걱정? 무통증이라 기뻐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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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부상으로 한 달간 휴식기를 가진 넥센 이정후의 표정은 밝았다. 18일 상무와의 2군 경기에서 복귀한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스윙과 포구 및 송구 동작 등을 수행하는 데는 이상이 없었다. 화성=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어깨 부상으로 한 달간 휴식기를 가진 넥센 이정후의 표정은 밝았다. 18일 상무와의 2군 경기에서 복귀한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스윙과 포구 및 송구 동작 등을 수행하는 데는 이상이 없었다. 화성=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역전 싹쓸이 안타를 치고 너무 기뻐서 어떻게 슬라이딩할지 생각을 안 하고 뛰었다. 프로에서 그렇게 다친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 같다. 아버지도 바보같이 다쳤다며 핀잔을 줬다.”

18일 경기 화성히어로즈파크에서 열린 상무와의 2군 경기에 넥센 이정후(20)가 등장했다. 왼쪽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지 한 달 만이다. 이날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표정은 밝았다. 이정후는 “아프지 않아서 좋다. 오늘이 다친 지 딱 한 달째다. 한 달 만에 경기 뛰는 것치고는 괜찮았다. 공도 잘 보이고 타구 질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정후로선 올해만 세 번째 부상 복귀다.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 179안타, 2홈런, 47타점, 11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에 올랐던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정후는 올해 초 웨이트트레이닝 중 손가락 부상을 당해 스프링캠프에 불참하더니 5월에는 두산 조쉬 린드블럼의 투구에 왼쪽 종아리를 맞아 근육 손상으로 2주를 쉬었다. 지난달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당한 어깨 부상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당시 3타점 싹쓸이 안타를 치고 3루까지 내달린 이정후는 슬라이딩 이후 어깨를 부여잡았다. “세리머니를 하려는데 손이 안 올라갔다. 당일엔 안 아팠는데 파열 진단을 받고 나서야 아프기 시작했다”며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좋은 성적을 내던 중 입은 부상이라 아쉬움은 더 컸다. “다칠 때 영상을 일주일 동안 수십 번 돌려봤다. 아직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해했다.

이정후의 정확한 부상명은 어깨 관절와순 파열이다. 관절와순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연골 조직으로, 한 번 찢어지면 주사나 재활로는 붙지 않는다. 주변 근육을 강화해 진행을 늦출 순 있지만 봉합을 위해선 수술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도 같은 진단명으로 2015년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정후는 “언젠간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다행히 왼팔이라 일단 복귀를 결정했다. 수술 여부는 시즌이 끝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센도 이정후의 출전 소식을 반기고 있다. 넥센은 소속 선수들의 부상과 싸우느라 전반기를 소진했다. 이정후를 비롯해 서건창, 박병호, 김하성 등이 한 번 이상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그 사이 김규민과 김혜성이 분발하며 가까스로 5위를 수성했지만 과부하가 걸린 만큼 휴식이 필요하다. 특히 올스타 최우수선수(MVP) 김하성은 아시아경기에서도 주전 유격수 및 백업 3루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여 부담이 크다. 이정후의 복귀가 반가운 이유다. 올 시즌 이정후는 부상 공백이 있었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기 59경기에서 타율 0.332, 23볼넷 4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쉬는 동안 야구를 잘 안 봤다고 했다. 자리를 못 지켰다는 생각에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다. 하지만 김하성의 올스타전 활약만큼은 챙겨봤다. “하성이 형이 홈런 치는 거 보고 문자로 ‘홈런 하나 더 쳐서 MVP 받으시죠’라고 보냈다. 형이 ‘너무 무섭다. 칠 힘도 없다’고 엄살 부리더니 하나 더 쳐서 결국 MVP 받더라”며 웃었다.

화성=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넥센 히어로즈#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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