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사상 첫 100승 도전, 꿈이 아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7월 18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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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스포츠동아DB
2017년 메이저리그는 역대 6번째로 3개 팀(LA 다저스·클리블랜드·휴스턴)이 시즌 100승에 성공해 큰 화제였다.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은 시즌 101승 61패를 기록한 휴스턴이었다.


올 시즌에도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휴스턴 3개 팀만이 전반기 6할 이상 승률을 기록하며 100승 페이스를 지키고 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단 한 팀도 6할 승률을 기록하지 못했다.

시즌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시즌 100승은 막강한 전력을 가진 강팀만이 가질 수 있는 명예로운 타이틀이다. 승률 0.617 이상을 기록해야 100승을 넘어설 수 있다. 마운드와 타격, 수비 모두 최고의 전력을 구축해야 가능한 숫자다.

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KBO리그에서 100승은 표현 그대로 꿈의 기록이었다. 그러나 전반기를 1위로 마친 두산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조용히 대기록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두산은 전반기를 87경기 58승29패로 마쳤다. 승률은 0.667이다. 지금 승률로 시즌을 마칠 경우 두산은 산술적으로 시즌 96승을 올릴 수 있다. 10개 구단 144경기 시즌이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승리 기록이다.

0.667은 단일리그가 다시 정착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승률이다. 지금까지 기록은 2008년 SK로 126경기에서 83승을 올려 0.659의 승률을 기록했다.

1999~2000년 양대 리그 이전으로 되돌아가도 1982년 80경기에서 OB가 기록한 0.700, 1985년 삼성이 110경기에서 달성한 0.706의 승률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숫자다. 1982년과 1985년은 모두 전·후반기로 치러진 시즌이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물론 아직 2018 시즌은 후반기가 남아있다. 0.667의 승률은 전반기만의 기록이다. 그러나 두산은 전반기를 사실상 외국인타자 없이 치렀다. 팀 공격력, 특히 장타부분에서 외국인 타자가 차지하는 전략적 비중은 매우 높다. 두산은 전반기 외국인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21경기에서 9안타 1홈런 4타점만을 책임졌다.

두산 새 외국인 타자 스캇 반슬라이크는 후반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김재환, 양의지와 함께 중심타선에서 파괴력을 높일 경우 최주환, 허경민, 박건우 등 다른 타자들에게까지 시너지효과를 줄 수 있다.

두산이 후반기 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 승률을 0.694이상까지 끌어 올린다면 100승에 성공할 수 있다. 숫자상으로 매우 어려워 보이지만 전반기 승률로 계산한 기대 승수 96승보다 4승이 많을 뿐이다.

두산은 KBO역사상 100승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던 팀이다. 2016년 강력한 선발진의 힘으로 93승을 올렸다. 어떤 팀보다 오랜 시간 높은 승률을 유지한 값진 경험이다.

조금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김태형 감독의 전술전략도 가능성을 높인다. 김 감독은 “2016년보다 올해가 더 강하다는 평가도 들었다. 그러나 그 시즌에 더 편안한 경기가 많았다. 당시는 경기초반 폭발적인 득점지원이 많았는데 올해는 힘겨운 승부가 자주 이어진다”고 팀을 평가했다. 후반기 타선의 파괴력이 더해지면 투수 전력을 더 비축할 수 있다는 전술이 담겨져 있다. 리그에서 독보적인 백업 전력 또한 페넌트레이스에서 마지막까지 전력질주 할 수 있는 두산만의 힘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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