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클로저’ 정우람이 말하는 태극마크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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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8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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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태극마크? 달아보니 없던 힘도 절로 났다.”


KBO리그는 전반기 내내 뒷문 방화에 시달렸다. 마무리 투수들이 고전하며 역대 시즌 최다 블론세이브 새 기록이 유력하다. 하지만 한화만큼은 예외였다. ‘클로저’ 정우람(33)의 존재 덕이었다. 정우람은 한화의 가을야구는 물론 국가대표팀의 뒷문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정우람은 전반기 36경기에서 34.2이닝을 소화하며 4승27세이브 평균자책점 1.30을 기록했다. ‘블론세이브 시대’에서 단 2차례만 범했을 만큼 안정감이 있다. 한화는 든든한 뒷문지기 정우람에 힘입어 23년 만에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그는 “팀도 2위로 끝났는데 그 가운데 내 성적도 좋았다. 이제 더 중요한 후반기가 남아있다. 지금의 모습을 잘 이어가 팬들에게 ‘선물’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우람의 후반기 시선은 팀의 가을야구와 대표팀의 우승에 맞춰져 있다. 정우람은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발탁됐다. 나란히 뽑힌 불펜투수들은 하나같이 고전하고 있다. 대표팀 주전 마무리 투수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우람은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 최고 불펜투수로 우뚝 섰지만 태극마크와 유달리 인연이 없었다. 그는 만30세였던 2015시즌 종료 후 ‘WBSC 프리미어 12’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활약은 완벽했다. 3경기에 등판해 4.2이닝을 책임지며 3삼진,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피안타율 0.176으로 리그에서 보여준 안정감을 국제대회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프리미어 12에서 그가 느낀 것은 단 하나, 책임감이다. 그는 “흔히 태극마크의 무게감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나. 대표팀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몰랐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아보니 거기서 오는 울림이 상당했다. 절로 힘이 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소속팀에 있을 때는 우리 팬들만 나를 지켜보고 응원한다. 하지만 대표팀 경기는 다르다. 야구팬 모두의 시선이 쏠린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워진다”고 말했다.

두 번째 대표팀이지만 ‘최고참’이라는 타이틀까지 달게 됐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는 이대호, 김태균 등 ‘황금 세대’로 불리던 1982년생이 한 번에 빠졌다. 최고참 타이틀은 정우람의 몫이다. 뒷문을 틀어막는 것은 물론 후배들의 중심까지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그 앞에 놓여있다. 그는 “나이는 내가 가장 많지만 대표팀 경험이 나보다 많은 동생들도 있다. 그들의 힘을 믿는다”며 “후배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다짐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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