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뚝심 위에 한화 뒷심… 단독 2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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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0년 만… 만원관중 열광, 호잉 9회말 기적같은 동점포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

22일 두산-한화의 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많은 한화 팬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한화의 대표 응원가 ‘행복송’을 목청껏 불렀다.

한화 팬들로서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날이었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 끝에 극적인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둔 데다 5월 이후로 따졌을 때 무려 10년 만에 단독 2위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전날까지 SK와 공동 2위였던 한화는 이날 안방에서 선두 두산을 상대했다. 최근 몇 년간 하위권에 머물던 한화의 초반 돌풍을 보기 위해 1만3000명의 만원 관중이 구장을 가득 메웠다.

한화는 호잉과 김태균의 연속 타자 홈런 등에 힘입어 6회까지 6-1로 앞섰다. 낙승이 예상됐지만 두산의 뚝심 역시 만만치 않았다. 7회 2점을 따라붙은 데 이어 8회초 무사 만루에서 오재원의 싹쓸이 3루타와 오재일의 적시타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는 9회말 투아웃까지 6-7, 한 점차로 끌려갔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효자 외국인 선수 호잉이 두산의 5번째 투수 박치국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린 것이다.

한화는 연장 10회초 2사 1, 2루에서 마무리 투수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고, 정우람은 류지혁을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위기 뒤에 기회가 왔다. 연장 11회말 선두 타자 이용규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후속 정근우의 투수 앞 희생번트 때 투수 김정후의 2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단숨에 무사 2, 3루가 됐다. 3번 타자 송광민은 흔들린 김정후를 상대로 승부를 마감하는 끝내기 좌전안타를 때렸다.

한화는 이날 넥센에 패한 SK를 제치고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한화가 5월 이후 단독 2위까지 오른 건 2008년 5월 13일 이후 3661일 만이다. 호잉은 한국을 찾은 부모 앞에서 2개의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정우람은 2승(17세이브)째를 따냈다.

삼성도 이날 시즌 첫 만원 관중(2만4000명)을 기록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롯데에 10-4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프로야구 한화#호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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