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시즌 첫 단독 2위, 쾌속질주의 숨은 비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5월 23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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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의 비상이 그야말로 거침없다. 한화가 22일 선두 두산을 홈에서 8-7로 무찌르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5월 승률 1위에 빛나는 최근 상승세를 여실히 증명하는 짜릿한 연장 승리였다. 경기 직후 환호하고 있는 한화 선수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독수리의 비상이 그야말로 거침없다. 한화가 22일 선두 두산을 홈에서 8-7로 무찌르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5월 승률 1위에 빛나는 최근 상승세를 여실히 증명하는 짜릿한 연장 승리였다. 경기 직후 환호하고 있는 한화 선수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두산-한화전이 벌어진 2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일찌감치 팬들이 몰려들더니 경기 시작 1시간 30분전인 낮 12시30분, 매진(1만3000석)을 이뤘다. 올 시즌 가장 ‘핫(Hot)한’ 구단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한화의 홈경기에 또 한번 대전 팬들이 뜨겁게 응답한 것이다.

‘5월 승률 1위’ 한화는 만원 관중 앞에서 재차 힘을 냈다. ‘최강’ 두산을 8-7로 무찌르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9회말 2사 후 제러드 호잉의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1회 송광민의 끝내기안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으며 빗속에서도 끝까지 스탠드를 지킨 홈 관중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한화는 이날 인천에서 넥센에 4-10으로 패한 SK(3위·26승 20패)를 제치고 올 시즌 처음 단독 2위(27승 19패)로 올라서며 기쁨을 더했다. 선두 두산(30승 16패)과 격차도 3경기로 줄였다.

한화의 5월 성적은 13승4패로 승률은 무려 0.765에 달한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7할대의 5월 월간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강한 공격력을 유지하면서 약점으로 손꼽힌 마운드와 수비의 변수를 지운 덕분이다. 한화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4.40(409이닝 200자책점)으로 리그 1위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단순히 기록으로 드러난 수치만 향상한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요인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맞춤형 훈련’이다. 한화는 무조건 긴 시간을 쏟아 붓는 훈련이 아닌, 선수 개인별 몸 상태와 장단점을 최대한 고려한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한용덕 감독은 무리한 훈련으로 선수들의 피로가 쌓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연습은 경기 전 준비과정”이라는 게 한 감독의 철학이다. 김민우와 안영명, 이태양 등 투수들의 구속이 향상된 비결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감각을 찾을 때까지 100구 이상 불펜투구를 하는 등의 구시대적 방식에서 벗어나, 투수의 체형과 특성에 맞는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방법을 접목한 결과다.

선수단이 자신감을 찾은 것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수확이다. 과거에는 줄곧 앞서던 경기를 후반에 뒤집히면, 재역전은 고사하고 추가 실점하며 완전히 무너지는 패턴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투수 파트만 봐도 그렇다. 젊은 투수들은 숱한 고비를 넘기며 ‘성공 체험’을 하고, 마무리 정우람 등 베테랑들이 승리를 지키며 그 기쁨이 오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올 시즌 최다 역전승(16회)의 비결도 여기에 있다. 한 감독은 22일 두산전 승리직후 “리드하던 경기를 뒤집히고 재역전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팀에 힘이 붙었다는 의미”라며 “선수들에게 많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는 분위기’에 주목하고 있다. 송광민은 “결과를 떠나 선수단 분위기만 봐도 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똘똘 뭉치다 보니 계속 멋진 경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호잉은 “선수들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당황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팀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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