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손아섭이 말하는 #본인 걱정 #루틴 #다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5월 18일 05시 30분


코멘트
KBO리그에선 ‘손아섭 걱정은 손아섭만 한다’는 말이 회자된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 손아섭(롯데)은 “스트레스가 한창 쌓이면 어떻게든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민한다”고 말한다. 스포츠동아DB
KBO리그에선 ‘손아섭 걱정은 손아섭만 한다’는 말이 회자된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 손아섭(롯데)은 “스트레스가 한창 쌓이면 어떻게든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민한다”고 말한다. 스포츠동아DB
리그 최고의 좌타자. 언제든 3할 타율을 기대할 선수. 손아섭(30·롯데)을 향한 수식어는 화려하기만 하다. 정작 당사자는 매일이 걱정이다. ‘손아섭 걱정은 손아섭만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 후 처음 맞이한 올 시즌이라고 다르진 않다. 손아섭의 지금 걱정과 그 해소법은 무엇인지 물었다.

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 ‘해외 꿈’ 접은 이유? “부산 팬들에게 갚을 게 있다.”

-FA 계약 후 첫 시즌이다. 가뜩이나 책임감이 강한 선수가 거액을 받게 됐으니, 시즌 준비부터 마음가짐이 달랐을 것 같다.


“두 가지 책임감이 느껴진다. 구단에서 나에게 투자 금액만큼의 기대치를 갖고 있으니 그에 대한 책임감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후배들이다. 좋은 대우를 받은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솔선수범해 경기력에 보탬이 돼야 한다. 그래야 구단에서 ‘FA의 필요성’을 느끼고, 다른 후배들이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손아섭은 일본 프로야구나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욕심이 있었을 텐데.

“해외 무대는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실제로 내 결정에 따라 해외에 나갈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루지 못한 게 남아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정규시즌 MVP다. 잘한다는 얘기는 꾸준히 들었지만 리그 최고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보다 더 큰 건 내가 주축일 때 롯데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다.”

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 ‘손아섭만 하는 손아섭 걱정’, 답은 결국 야구

-‘손아섭 걱정은 손아섭만 한다’는 말은 팬들 사이 널리 퍼진 말이다.


“매년 시즌 초반이 안 좋았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반등에 대한 확신은 있다(물론 이는 손아섭만의 생각이다. 손아섭은 3~4월 29경기에서 타율 0.311, 3홈런, 1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팀도 5월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걸 잘 유지하는 게 중심타자의 역할이다.”

-손아섭에게 늘 따라붙는 단어가 ‘루틴’이다.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먹는 것부터 운동을 준비하는 과정까지 매일 다르다. 요일별 스케줄이 따로 있다. 수면 시간까지 정해둔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8시간은 잔다. 식단부터 설명하면, 저탄수화물 고지방 고단백 위주로 섭취한다. 탄산과 술을 안 마시는 건 기본이다.”

-배출구가 없을 것 같은데,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

“성적이 좋으면 스트레스는 사라진다. 내 스트레스 해소법은 결국 야구다. 내가 하는 일이 안됐을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나? 스트레스가 한창 쌓이면 어떻게든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민한다. 야구장에서 결과가 좋을 때 스트레스가 풀린다.”

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 ‘다짐왕’의 다짐, 롯데의 우승

-롯데의 우승을 제외하면 시즌 전 다짐을 매번 지켜왔다.


“목표 의식의 유무는 사람의 집중력을 바꾼다. 일반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퇴근시간까지 어떻게든 시간을 때우는 사람과 목표가 확실한 사람의 실적은 다를 것이다. 내 경우에는 직업이 야구선수일 뿐이다. 솔직히 나도 노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시즌 때만큼은 절제한다. 비시즌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비시즌 때는 스스로에게 휴식과 자유를 충분히 준다. 다만 시즌 때는 오로지 목표만을 생각한다.”

-‘다짐왕’ 손아섭의 지금 다짐은?

“목표가 없으면 프로가 아니다. 내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프로야구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두고 10개 구단이 경쟁하는 곳이다. 롯데라고 다를 리 없다. 개인적으로는 다치지 않는 것이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실수나 실패가 뒤따른다. 그러나 부상으로 빠진다면 실패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훈장’처럼 느껴지는 전 경기 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

-입단 당시 ‘롯데는 최고다. 왜냐하면 내가 입단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제 12년차다. 지금 생각은 어떤가.

“롯데는 가족이다. 삶의 절반 가까이를 함께한 곳이자 내 청춘을 바친 곳이다. 구단과 팬들께 너무 많은 걸 받았다. 결코 부정할 수 없고, 한번에 다 갚을 수도 없다. 앞으로 조금씩이나마 갚아드리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