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붕괴된 오타니, ‘이도류의 민낯’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19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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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 쇼헤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왜 나를 영입해야 하는지 ‘일본어’로 설명해라.”

일본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4)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30개 구단에 요구한 프레젠테이션 질문내용 중 일부다. 선수 자신이 철저하게 ‘갑’의 위치에서 계약을 주도한 상징적 모습이다. ‘을’ 중 하나인 LA 에인절스가 오타니의 요구를 보기 좋게 들어줬고, 그는 결국 천사 유니폼을 입었다.

야구만화에나 나올법한 투타겸업 ‘이도류’의 등장은 메이저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오타니라는 선수 자체가 가지는 흥미와 시장성은 ‘뚜껑을 열기 전’ 그 만한 가치가 있어 보였다.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도 오타니에게 투타 역할을 모두 맡기며 무한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지금 시점에서 그들의 행복했던 상상은 냉정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오타니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와의 시범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 결과는 4타수 무안타. 1할 대를 기록했던 시범경기 타율은 0.083까지 떨어졌다. 타자로서는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보직인 투수로는 어떨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또 하나의 ‘최악’이다. 오타니는 시범경기 2게임에 등판해 승 없이 1패 방어율 27.00을 기록 중이다. 소화한 이닝도 2.2이닝에 불과해 ‘괴물투수’라는 별명이 무색하다.

국내 프로야구 A감독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한국 선수들 대부분이 배트 스피드에서 상대 투수들에게 밀려 실패했다. 오타니의 지금 배트 스피드로는 결코 빠른 공을 던지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B해설위원은 “솔직히 말해 오타니 정도의 타격을 할 수 있는 선수는 마이너리그에도 많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미국 현지 언론은 “오타니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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