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선수도…KBO리그에 퍼지는 훈훈한 기부 바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4일 05시 30분


2006년 시작된 이대호의 연탄배달을 통한 이웃사랑은 그가 일본과 미국에서 선수로 뛸 때도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올해까지 12년째 계속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06년 시작된 이대호의 연탄배달을 통한 이웃사랑은 그가 일본과 미국에서 선수로 뛸 때도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올해까지 12년째 계속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화 신임 사령탑 한용덕 감독이 3일 지역사회 불우이웃을 위해 성금 1억원을 쾌척했다. 한화 구단은 “연고지 유소년 야구 지원, 어린이 난치병 환우 지원, 기부처 및 기부 방식 등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감독은 “구단에서 예상 밖의 좋은 대우를 해주셨는데 이는 지역의 한화 이글스 팬들이 거는 기대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행복한 나눔을 실천하게 됐다”면서 “이번 나의 기부가 팬들의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는 또 다른 프로야구 구성원들의 나눔 실천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은 10월 말 한화와 3년간 12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3억원)에 사인한 바 있다.

다소 놀랍고 뜻밖이었다. LG 류중일 감독이 2013년 말 삼성 사령탑으로 3년간 21억원에 재계약할 때 계약금 6억원 중 2억원을 기부하면서 중증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준적은 있지만, 신임 감독이 계약 직후 1억원이라는 거액을 선뜻 내놓은 것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한 감독의 바람처럼 프로야구 구성원들의 나눔 실천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점도 반가운 대목이다. 은퇴한 이승엽은 지난달 열린 박찬호 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해 1억원을 기탁했고, 장차 스스로도 재단을 만들어 지속적인 도움을 줄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올 초에는 KIA 최형우가 양준혁 야구재단에 야구발전기금 2억원을 기부했고, 이를 토대로 경기도 이천과 가평에서 전국유소년야구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최근 삼성과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한 강민호는 포항 지진돕기 성금 1억원을 내놓았다. 제주도에서 태어났지만 포철중과 포철공고에서 야구를 하면서 인연을 맺은 포항에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박석민은 2015년 말 FA 계약으로 NC에 입단하면서 매년 2억원씩 총 8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해 박수를 받았다. 올 시즌 도중에도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 외벽에서 작업을 하다 밧줄이 끊어지면서 추락사한 피해자의 딱한 소식을 전해 듣고는 유가족을 위해 1억원을 쾌척하면서 ‘기부천사’라는 찬사를 들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사진제공|LG 트윈스

금전적인 기부뿐 아니라 행동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선수들도 많아지고 있다. 롯데 이대호는 3일 지게를 지고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연탄배달을 했다. 이는 2006년 이후 12년째 계속하는 ‘연례행사’다. LG 박용택도 겨울이면 ‘연탄택’으로 변신한다. 6년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팬들과 함께 불우 이웃돕기 연탄배달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동료선수들과 팬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체감온도는 뚝 떨어지고 있지만, 프로야구 구성원들의 기부와 선행으로 12월 추위를 녹이고 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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