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선동열 감독은 도쿄돔 수비훈련을 포기했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7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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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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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개막전이 열린 16일 일본 도쿄돔. 한국대표팀은 숙명의 일본전을 앞두고 언뜻 예상 밖 선택을 했다. 경기 직전, 10분간 주어진 수비훈련을 포기한 것이다.

이날 일정표를 보자. 홈팀 일본이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10분까지 타격훈련을 먼저 했다. 그 다음에 한국이 5시 50분까지 훈련했다. 일본은 6시부터 6시 10분까지 수비훈련을 진행하기로 돼 있었다. 실제론 5분 일찍 나와서 끝냈다. 한국에 주어진 수비훈련 시간은 6시 10분부터 20분까지였다. 이후 6시 40분 개막식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 뒤 7시 경기개시였다.

대표팀이 도쿄돔 적응을 우려한 것은 익히 알려진 바다. 특히 뜬공을 걱정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40분의 타격훈련 때 수비를 병행하는 선에서 끝냈다. 두 가지 이유다. 첫째, 선수들의 루틴이다. 훈련 후 식사를 한 뒤, 다시 나가 10분 수비훈련을 따로 하는 것은 좀처럼 전례가 없다. 해봤자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다. 둘째, 경기개시 40~50분이 남은 시점에서의 훈련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봤다. 선 감독은 일본전 직전, “주최측인 일본이 좋은 시간을 우선 배정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웃었다. 일본은 수비훈련 10분을 활용했다.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아도 선 감독에게 부담스러운 외적 환경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한일전인 만큼 대만인 구심이 들어왔다. 대만이 한국의 패배를 바라는 이상, 경기 시작 전부터 부담을 가질 법했다.

비디오판독도 KBO 룰과 다르다. 신청이 아니라 건의에 가깝다. 요청을 해도 심판진이 판독을 받아주지 않으면 아예 할 수가 없다. 그나마 2루, 홈에서의 세이프·아웃 여부와 홈런과 파울 판정으로 한정돼 있다. 이번 APBC대표팀도 국제대회에서 반복되는 원정의 악조건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도쿄돔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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