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경기 많은 LG ‘야속한 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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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취소 최다… 투수운용 곤혹
11경기 중 방문 7경기 부담 가중

인기 걸 그룹 트와이스 멤버인 다현은 시구가 예정돼 있던 두 번의 LG전이 모두 비로 취소되면서 ‘우취요정(우천 취소의 요정)’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이번 시즌 LG는 다현과 같은 케이스가 많아졌다. 유독 비와 인연이 깊어서다. 우천 취소로 11경기가 미뤄져 10개 구단 중 잔여 경기가 가장 많다. 두 번째로 우천 취소 경기가 많은 구단은 각각 9경기가 취소된 KIA, kt, 한화다. 뒤이어 두산(8경기), NC(6경기), 넥센·롯데·삼성(5경기), SK(3경기) 순이다.

16일 현재 우천 취소 경기는 총 35경기. 잔여 경기 일정은 9월 17일부터 2연전 이내로 편성되는데 출전 라인업 구성과 이동 거리 등에 영향을 미쳐 막판 순위 싸움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위로 올라서며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LG는 너무 많이 남은 경기가 달갑지만은 않다. 양상문 LG 감독은 15일 경기가 취소된 이후 “잔여 경기가 너무 많으면 투수 운용이 딱히 편할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우천 취소된 11경기 중 7경기가 방문경기라 막판 선수단의 이동 거리가 늘어 체력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LG가 상위권인 KIA와 두산, NC와 총 4번의 잔여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그나마 원정에서 상대할 팀이 하위권인 삼성(3경기)과 kt(1경기)라는 점이 위안거리다.

9번 경기가 우천 취소된 KIA는 한결 여유롭다. 이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전과 LG전을 제외하고 남은 4경기를 중하위권인 kt와 SK, 한화와 치르기 때문. 이전 경기까지 총 112경기를 치러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SK 또한 15일에 내린 비가 오히려 선수단에 휴식을 줄 수 있는 달콤한 단비였다.

끝까지 순위 경쟁을 펼쳐야 될 팀에 포스트시즌 직전 치러지는 잔여 경기는 득이 될 수 있다. 2, 3일마다 경기를 치러야 한다면 중요 경기에 1선발 투수를 더 자주 투입하는 등 총력전이 가능해진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순위가 어느 정도 결정된 상황에서 끝까지 선두권 싸움을 하거나 5강 진입을 노리는 팀에는 잔여 경기가 집중력을 최대치로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이때 하위권 팀을 만나면 유리한 편”이라며 “LG는 방문경기가 많은 데다 중상위권과 잔여 경기를 치러야 할 상황이라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짓궂은 날씨는 흥행에도 훼방꾼이 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인 837만 명의 관중을 동원했던 KBO리그는 이번 시즌 870만 명 동원을 목표로 삼았다. KBO 관계자는 “올해 대선 등의 영향을 받은 데다 최근에는 자주 비가 내려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2%가 줄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인기 구단인 LG의 우천 취소가 많아진 것도 흥행 차질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잔여 경기에서 열띤 순위 경쟁이 전개될 경우 막판 야구장 열기가 후끈 달아오를 수도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야구#야구 우천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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