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찬 차우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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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름값보다 꾸준한 투수 필요”… 작년 FA 대어들 중 고민하다 깜짝 영입
시즌 20경기 8승5패 평균자책점 3.19… 두산 버팀목 장원준과 닮은꼴 대활약

만약 올 시즌 LG에 차우찬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확실한 것은 LG가 지금처럼 상위권에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진 않았을 것이다. 4년간 95억원에 LG 유니폼을 입은 차우찬은 13일 현재 팀 내 선발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3.19)과 함께 최다 탈삼진(120개)을 기록 중이다. 소사와 함께 팀 내 최다승(8승)이자 소사에 이어 최다 이닝 2위(129와 3분의 2이닝)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유일한 단점은 팀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허용(17개)했다는 점이다. 사진은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DB
만약 올 시즌 LG에 차우찬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확실한 것은 LG가 지금처럼 상위권에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진 않았을 것이다. 4년간 95억원에 LG 유니폼을 입은 차우찬은 13일 현재 팀 내 선발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3.19)과 함께 최다 탈삼진(120개)을 기록 중이다. 소사와 함께 팀 내 최다승(8승)이자 소사에 이어 최다 이닝 2위(129와 3분의 2이닝)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유일한 단점은 팀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허용(17개)했다는 점이다. 사진은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DB
돌이켜 보면 2014시즌 후 두산이 왼손 선발 투수 장원준(32)을 데려온 건 ‘신의 한 수’였다. 두산은 롯데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그를 데려오기 위해 84억 원(4년 기준)의 거액을 썼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장원준은 2년 연속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12승과 15승을 올렸다. 장원진의 합류로 안정된 선발진을 구축한 두산은 두 해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장원준이었던 셈이다. 장원준은 올해도 9승 7패에 평균자책점 3.26으로 잘 던지고 있다.

두산과 함께 서울 잠실구장을 공동 홈으로 쓰는 LG는 지난 오프시즌 3장의 카드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FA로 풀린 대형 왼손 선발 투수 김광현(29·SK), 양현종(29·KIA), 차우찬(30·당시 삼성) 가운데 누구를 잡을지가 문제였다.

장원준
결론은 셋 가운데 통산 성적과 이름값에서 가장 뒤지던 차우찬이었다. 4년간 95억 원의 대형 계약을 한 뒤엔 비난의 목소리도 높았다. 통산 평균자책점이 4점대(4.44)인 투수에게 과한 금액이라는 거였다. 하지만 당시 LG 관계자는 “우리 팀에는 꾸준하고 건강하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지난해까지의 차우찬을 에이스라 부를 순 없지만 건강하게 긴 이닝을 던져주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웃집의 성공을 지켜본 LG는 화려함 대신 꾸준히 제 몫을 할 수 있는 투수를 택한 것이다.

종반을 향해 가고 있는 현재 LG의 선택은 옳았다고 할 수 있다. 차우찬은 체력 보충을 위해 올스타 휴식기 동안 한 차례 엔트리에서 말소된 것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13일 현재 20경기에 선발 출전해 8승 5패를 기록 중이다. 20경기 중 15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버텨냈다. 이전까지는 기복이 심한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LG에 와서는 제구력과 변화구에 안정감이 더해졌다.

올 시즌 차우찬은 KIA의 왼손 에이스 양현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이날 현재 양현종은 16승(3패)으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차우찬이 앞서는 면도 적지 않다. 차우찬의 평균자책점은 3.19로 양현종(3.49)보다 뛰어나다. 탈삼진도 120개로 양현종(115개)보다 많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에서도 1.13으로 1.32의 양현종을 앞선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김광현은 올해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건강함과 꾸준함이라는 면에서 보면 차우찬은 장원준과 정말 많이 닮았다. 공교롭게도 이날까지 두 투수는 똑같이 129와 3분의 2이닝씩을 던졌고, 똑같이 124개씩의 안타를 맞았다. 실점은 차우찬이 53점, 장원준이 54점이다. 무엇보다 둘이 없었다면 두산과 LG가 올해 상위권에 머물기 어려웠을 것이다. 두산과 LG는 각각 2위와 4위에 올라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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