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번째 韓메이저리거’ 어릴 적 꿈 이룬 황재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8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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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이라는 목표로 미국 땅을 밟은 황재균(30)의 꿈이 이뤄졌다.

샌프란시스코 지역매체는 28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가 황재균을 29일 메이저리그로 콜업한다”고 밝혔다. 이는 25일 로스터에 복귀했던 내야수 코너 길라스피(30)가 허리 부상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DL)에 오르면서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7월 1일까지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못하면 옵트아웃(연봉을 포기하고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할 수 있는 선수 권리)을 행사하려고 했던 그에게 천금같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로써 황재균은 역대 21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데뷔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첫 번째는 박찬호였고, 스무 번째는 김현수였다.

황재균은 콜업 소식을 들은 직후 샌프란시스코 산한 트리플A 새크라멘토에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 29일 경기 출전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 브루스 보치 감독은 황재균의 승격 소식을 반겼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지인 ‘머큐리 뉴스’와 인터뷰에서 “마이너리거의 승격을 보는 것은 감독으로서 기분 좋은 일 중 하나이다. 이 기회를 위해 열심히 훈련해 온 선수와 포옹을 하고 악수를 해야 한다”며 “황재균은 빅리그 입성을 위해 열심히 해왔다. 여기서 보면 행복할 것 같다”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어 29일 홈구장인 AT&T 파크에서 열리는 콜로라도와 홈경기에서 그를 3루수로 선발 출전시킬 계획을 밝혔다.

헌터 펜스도 이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황재균은 재미있는 친구다. 누구도 그의 꿈을 깎아내릴 수 없다”며 “그는 주변에 영감을 주는 선수다. 우리 팀에 와서 어떻게 할지 기대된다. 우리 모두는 황재균을 환영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황재균은 올해 메이저리그의 꿈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타율 0.333, 5홈런, 15타점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코치와 동료들이 뽑는 올해의 스프링캠프 신인상인 ‘2017 바니 뉴전트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입성까지는 긴 기다림이 필요했다. 마이너리그에서 6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7홈런, 44타점, 33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좀처럼 콜업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최근에는 경쟁자였던 코너 길라스피와 라이더 존스에 밀리면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목표가 무산되는 분위기였다.

가장 마음고생이 심한 이는 황재균 본인이었다. 스스로는 “마음을 비우고 있다”며 최대한 담담하게 심경을 밝혔지만, 씁쓸한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그러나 인고의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극적으로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으며 어릴 때부터의 꿈, 메이저리그 입성을 이뤘다.

스스로는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동안 노력의 대가를 받은 그는 모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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