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벌써 14완투 6완봉! 완투 완봉 풍년시대 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2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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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SK에 2-1로 승리한 뒤 완투승을 거둔 해커가 김태군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문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SK에 2-1로 승리한 뒤 완투승을 거둔 해커가 김태군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문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K 문승원과 LG 데이비드 허프가 20일 열린 KBO리그에서 동시에 완투승을 달성했다. 같은 날 2명이 동시에 완투승을 올린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지난해에도 없었다. 2015년 2차례(6월4일 KIA 양현종-kt 옥스프링, 7월5일 SK 켈리-kt 옥스프링) 이후 거의 2년 만이다. 여기에 이튿날인 21일 NC 에릭 해커도 완투를 기록했다. 올 시즌 완투와 완봉 자체가 풍성해졌다. 21일까지 완투(완투승+완투패)는 총 14차례, 완봉은 총 6차례나 나왔다. 최근 5년 사이 최다 페이스다.

● 완투가 흔했던 초창기 프로야구

과거엔 완투나 완봉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지만, 1987년 무려 254차례나 완투가 나와 한 시즌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팀당 108경기, 총 378경기를 소화하던 시즌이다. 특급투수 몇 명에게만 의존해 야구를 하던 시절로, 선발투수에겐 완투가 당연한 덕목으로 평가받던 시절이다.

그뿐만 아니다. 1983년엔 삼미 한 팀이 무려 56차례 완투(역대 한 시즌 팀 최다)를 작성하기도 했다. 팀당 100경기를 소화하던 시즌인데, 당시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장명부(작고)가 혼자 60경기에 등판해 36차례나 완투를 펼쳤다. 장명부는 그해 30승도 올렸지만 16패를 당했다. 36완투에는 24완투승과 12완투패가 포함돼 있다.

선수 시절 故 장명부. 동아일보DB
선수 시절 故 장명부. 동아일보DB

● 올 시즌 완봉 완투 풍년가

현대야구에서는 웬만해서는 선발투수가 한 경기를 온전히 책임지는 완투(Complete Game)를 하지 않는다. 투수가 분업화된 데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까지 겹쳐 더욱 그렇다. 완봉(Shutout)은 말할 것도 없다. 윤학길의 개인통산 100완투 기록은 그래서 전설이다.

그런데 올 시즌 다시 완투와 완봉이 늘고 있다. 21일까지 총 341경기에서 14완투, 6완봉이 펼쳐졌다. 시즌 절반도 안 된 시점. 지난해 한 시즌에 총 18완투, 7완봉이 기록됐는데 이와 비교하면 올해는 그야말로 완투와 완봉 풍년이다.

완투는 허프(LG)와 함께 KIA 임기영이 2차례씩 기록해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해커에 앞서 헥터 노에시, 팻 딘(KIA), 장원준, 유희관(두산), 라이언 피어밴드, 고영표(kt), 배영수(한화), 윤성환(삼성), 문승원(SK)이 1차례씩 작성했다. 완봉승은 임기영이 2완투를 모두 완봉승으로 장식해 1위에 올라 있고 피어밴드, 장원준, 고영표, 유희관이 1차례씩 완봉승을 올렸다.

LG 허프-KIA 임기영-kt 피어밴드-두산 장원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LG 허프-KIA 임기영-kt 피어밴드-두산 장원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완투-완봉 고갈 시대에 갑자기 왜?

물론 완투라는 것은 변수가 많다. 하루에 2차례 나올 수도 있지만, 체력관리가 필요한 여름철로 접어들면 종적을 감출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현재까지는 적지 않은 숫자가 기록되고 있어 주목된다. 올 시즌 총 720경기를 소화할 경우 산술적으로는 완투 30회와 완봉 13회가 나온다는 계산이다. 최근 5년 사이 최다 페이스다.

2015년에도 완투(27회)와 완봉(12회)이 많았던 시즌으로 꼽힌다. 시즌 후반에 들어온 한화 외국인투수 로저스가 무려 4완투, 3완봉의 괴력을 발휘한 게 컸다. 여기에 윤성환(삼성)과 옥스프링(kt)이 3차례씩 완투를 했고, 린드블럼(롯데)과 소사(LG)도 2차례씩 완투를 작성하기도 했다.

올 시즌 완투와 완봉이 급증한 것은 임기영과 문승원, 고영표 등 젊은 투수가 가세하고, 배영수 등 베테랑들이 관록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각 팀마다 불펜 필승조가 약화된 탓에 선발투수가 호조일 때 끝까지 밀어붙이는 경향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과도한 투구수로 완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은 반길 만한 대목이다. 20일 문승원과 허프가 106개에서 완투를 했고, 대개 110개 안팎이다. 올 시즌 최다 투구수 완투는 임기영(4월18일 수원 kt전)과 유희관(5월20일 광주 KIA전)의 122구였다. 합리적인 수준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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