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2명, 1번도 2명 KIA 하이브리드 타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2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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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이명기-이범호-최형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선빈-이명기-이범호-최형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타순은 야구의 전장 그라운드에서 공격을 위한 진법(陣法)이다. 공격력이 약한 팀은 어쩔 수 없이 1회 첫 공격에 최적화된 타순을 짠다. 그러나 강팀은 다르다. 1회 뿐 아니라 3회, 5회, 7회까지 내다보고 확률을 높인다.

종종 감독들은 경기 초반에 맞춰 1회 상대 언더핸드 선발투수에 맞춰 1~4번까지 왼손 타자를 배치하기도 하지만 우타 교체카드가 부족하면 경기 후반 좌완 스페셜리스트의 먹잇감이 되기 딱 좋다. 그만큼 타순은 쉬워 보이지만 매우 어렵다.

KIA는 리그 정상급 공격력을 자랑한다. SK, 두산과 함께 팀 OPS(출루율+장타율) 0.8이상을 기록하고 있다(이하 20일 기준). KIA 공격력의 가장 큰 강점은 장타력과 정확한 타격의 조화다. 외국인 타자를 거포로 뽑는 다른 팀과 달리 정확한 타격이 강점인 로저 버나디나를 선발할 수 있었던 것도 최형우, 나지완, 이범호 등 토종 장타자들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KIA 김기태 감독은 사실상 타순에 리드오프와 4번타자가 2명씩 나뉘어 포진하는 ‘하이브리드 타선’을 구축하며 공격력을 극대화화고 있다.

‘공포의 9번타자’로 불리는 김선빈은 9번에서 경기 중후반 리드오프를 책임지고 있다. 1번은 버나디나와 이명기가 번갈아 맡아 돌격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김선빈은 9번 타석에서 100타수 37안타 타율 0.370 22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리그에서 9번으로 100타수 이상 출전한 타자 중 두산 김재호(0.308)를 제외하면 대부분 2할 중반 안팎 타율을 기록 중이다. 그만큼 9번 김선빈의 존재는 상대 배터리에 큰 압박이다.

김기태 감독은 “이명기가 최근 리드오프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 김선빈과 시너지 효과가 크다. 이범호는 7번 타순에서 또 한명의 중심타자 역할을 맡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KIA는 4번 최형우를 중심으로 김주찬 혹은 버나디나, 안치홍, 나지완이 중심타선을 이루고 7번에서 장타력을 가진 베테랑 이범호가 제2의 4번으로 가공할 득점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력에서 SK, KIA와 리그 정상을 다투고 있는 두산 김태형 감독은 “KIA 타선은 집중력이 매우 강해서 대량 득점을 쉽게 올린다. 워낙 공격력이 막강해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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