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벤치클리어링 재구성] 양팀 선발투수 동시퇴장 초유사태 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21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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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2사에 한화 김태균과 로사리오 타석에 삼성 선발 윤성환이 사구를 던져 연타석 벤치클어링이 벌어졌다. 이에 삼성 선발 윤성환, 페트릭,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 정현석이 퇴장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2사에 한화 김태균과 로사리오 타석에 삼성 선발 윤성환이 사구를 던져 연타석 벤치클어링이 벌어졌다. 이에 삼성 선발 윤성환, 페트릭,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 정현석이 퇴장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올 시즌 잠잠하던 그라운드가 시즌 첫 벤치클리어링으로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삼성과 한화는 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시즌 6차전에서 2차례나 벤치클리어링을 벌였다. 양 팀 선수들의 주먹이 오갔고, 무려 4명의 선수가 퇴장조치를 받은 뒤 경기가 재개됐다. 그 중 양 팀 선발투수 2명이 동시에 퇴장당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 윤성환과 김태균의 1차 벤치클리어링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 것은 3회말 한화 공격 때였다. 2사 후 장민석의 중전안타에 이어 송광민의 우중간 2루타 때 삼성 수비진의 실수까지 겹쳐 한화가 먼저 1점을 뽑았다. 이어 한화 4번타자 김태균(35) 타석. 볼카운트 2B-2S에서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36)의 6구째 몸쪽 공이 김태균의 유니폼을 스쳤다. 김태균은 이에 1루로 걸어 나가며 마운드의 윤성환을 쳐다봤다. 너무 먼 곳이어서 직접 대화를 주고받지는 못했지만 정황상 김태균으로선 ‘너무 몸쪽 깊게 날아오지 않았느냐’는 불만 어린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윤성환은 오히려 ‘유니폼에 스친 걸 가지고 왜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느냐’는 듯 노려봤다. 윤성환으로서는 고의적으로 몸에 던질 상황이 아니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자 1루로 걸어가던 김태균이 마운드 쪽으로 걸어갔고,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한화 정현석이 흥분한 김태균을 말리고, 삼성도 박해민이 윤성환을 붙잡고 충돌하지 않도록 도왔다. 경기는 오후 2시50~52분까지 2분간 중단됐지만, 양 팀 선수들은 물리적 충돌 없이 해산했다.

● 주먹질과 발길질 2차 벤치클리어링, 한꺼번에 4명 퇴장

그러나 싸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사 1·3루서 타석에 5번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등장했다. 윤성환의 초구는 로사리오의 왼쪽 팔을 강타했다. 로사리오는 고의가 확실하다는 판단으로 방망이를 놓고 마운드로 걸어가며 흥분했고, 박종철 주심이 로사리오 앞을 막으며 제지했다. 그런데 이때 1루에 있던 김태균이 마운드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1차 벤치클리어링 때 김태균을 앞장서서 말리던 정현석이 전력질주로 김태균에 앞서 윤성환을 밀쳤다. 그러자 한화 선발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번개처럼 달려와 윤성환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 몇몇 흥분한 선수와 코치들까지 뒤엉키면서 주먹질과 발길질이 오가기도 했다. 이때 삼성 벤치에 있던 재크 페트릭은 정현석을 가격하면서 그라운드에 넘어져 싸움을 벌였다. 일부는 싸우고 일부는 말리면서, 오후 2시53분에 중단된 경기는 3시4분까지 11분간 다시 중단된 뒤에야 재개됐다.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2사에 한화 김태균과 로사리오 타석에 삼성 선발 윤성환이 사구를 던져 연타석 벤치클어링이 벌어졌다. 이에 삼성 선발 윤성환, 페트릭,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 정현석이 퇴장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2사에 한화 김태균과 로사리오 타석에 삼성 선발 윤성환이 사구를 던져 연타석 벤치클어링이 벌어졌다. 이에 삼성 선발 윤성환, 페트릭,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 정현석이 퇴장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심판위원들은 그라운드에 모여 벤치클리어링 과정을 재구성하면서 양 팀 2명씩 총 4명을 퇴장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먼저 한화 벤치에 가서 퇴장선수 명단을 통보하자 김성근 감독이 격분해 그라운드까지 나와서 심판들에게 항의했다.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정현석과 함께 이날 선발투수인 비야누에바까지 퇴장선수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었다. 이어 심판들은 삼성 벤치에 가서 윤성환과 함께 외국인선수 재크 페트릭을 퇴장시켰다. 벤치클리어링 원인 제공과 과격한 싸움을 일으킨 선수들을 2명씩 공평하게 퇴장조치한 것이었다.

● 사상 최초 양 팀 선발투수 퇴장 사태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양 팀 선발투수 2명이 모두 퇴장당했다는 사실이었다. KBO는 부랴부랴 역대 퇴장 일지를 모두 뒤진 뒤 양 팀 선발투수 2명이 동시에 퇴장당한 것은 KBO리그 사상 최초라고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삼성은 경기가 재개된 뒤 곧바로 김승현을 구원등판시켰고, 한화는 장민재를 마운드에 올리면서 정현석이 치던 8번타순에 이동훈(중견수)을 투입하고 중견수를 보던 장민석을 우익수로 이동시켰다. 그런데 4회말 2사까지 3타자를 잘 처리하던 김승현은 9번타자 차일목에게 초구를 던지다 왼쪽 어깨에 맞혔다. 그러자 박종철 주심은 곧바로 김승현을 퇴장시켰다. 삼성 김한수 감독이 “고의가 아니지 않느냐”며 항의했지만 다시 촉발될 가능성이 있는 충돌을 막기 위해 취한 조치에 수긍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KBO는 이날 경기 후 “23일 오전 10시 KBO 5층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오늘(21일) 삼성-한화전에서 발생했던 벤치클리어링 및 퇴장선수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라며 추가징계를 예고했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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