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두고만 볼 수 없는 kt의 화요일 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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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18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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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화요일이라는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 주중 6연전이 시작되는 첫 날임과 동시에 한 주의 흐름을 쥐고 있는 출발점이 바로 화요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화요일 승패여부는 상대 기선제압은 물론 홈과 원정을 오가는 팀 분위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kt의 올 시즌 화요일 전패는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문제다. 물론 특정요일 성적에 심각한 집착을 둘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해당 시점이 화요일이고, 연패가 늘어간다면 분명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당사자인 kt의 경기력을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심각성은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kt는 올해 치른 7번의 화요일 게임에서 모두 패했다. 지난 시즌 마지막 화요일 경기였던 9월27일 사직 롯데전까지 합하면 화요일 8연패다. 다시 기간을 올해로 좁히면 kt는 화요일 7게임에서 단 7점을 뽑았다. 무득점 경기도 4차례에 이른다. 반면 상대에 내준 점수는 무려 45점이다. 경기당 1점을 뽑는 동안 6~7점을 내줬으니 승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패전 7개는 모두 선발투수가 기록했다. 주권과 정대현이 나란히 2패를 안았고, 고영표와 돈 로치, 라이언 피어밴드가 1패씩을 올렸다. 주중 첫 날 패배는 당장 경기운영의 어려움을 불러왔다. kt가 4월 중순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의 8연속 루징시리즈 역시 화요일 성적과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반면 최근 화요일에 휘파람을 불었던 팀은 공교롭게도 시즌을 치러나가는 과정이 수월했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화요일 18연승을 비롯해 22승3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고, 올해 선두를 달리는 KIA 역시 6승1패로 일주일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

장성호 KBSN 해설위원은 “주중 첫 날에 선수들이 힘을 못 쓰면 ‘바로 전날 휴식을 어떻게 취했느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덕아웃 전체에 흐르게 된다”며 화요일 패배가 지닌 부작용을 설명했다. 이어 “패배가 3~4번 넘게 쌓이게 되면 심적 부담이 늘면서 오버 페이스를 하게 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악순환이 될 확률이 높다”고 꼬집고는 “반면 화요일 승률이 좋을 경우 선수기용과 흐름 등 여러 측면에서 한 주를 편하게 가져가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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