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상대가 더 긴장되지 않겠습니까.” 개막 팡파르가 울리기 전이지만, 벌써부터 라이벌을 향한 경쟁의식이 불꽃을 튀겼다. 27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2017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선 주변시선을 의식한 듯 자극적인 도발을 피하면서도 라이벌전만큼은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가 줄을 이었다.
● 불붙은 지역 라이벌, 롯데vsNC 그리고 두산vsLG
포문을 먼저 연 이는 롯데 새 주장 이대호(35)였다. 일본과 미국을 뒤로한 채 올 시즌 친정으로 돌아온 이대호.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롯데의 지역 라이벌이 된 NC는 이대호가 반드시 맞닥뜨려야할 상대임과 동시에 올 시즌 개막전부터 만나는 숙명의 맞수다. 롯데는 지난해 NC전에서 1승15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공식행사 전에 만난 이대호는 “지난해 성적은 다 지나갔다. 이젠 우리가 이길 때가 됐다”며 힘주어 말했다. 이어 “오히려 우리보다 NC가 더 부담이 될 듯하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 역시 “지난 시즌 유독 NC전에 고전했는데, 개막전부터 연패를 끊으면서 시즌을 시작하고 싶다”고 힘을 보탰다.
NC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엔 운이 좋아서 롯데전 성적이 좋았다. 다만 올 시즌은 NC 투수들이 이대호를 잘 막느냐에 따라 성적이 갈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상대 중심타자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의 경쟁심도 발동했다. 두산 포수 양의지(30)는 “LG도 우리처럼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여유까지 생긴 모습”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LG랑 붙으면 늘 혈투다. 이번 시범경기 최종전(25~26일)에서도 짜릿한 승부가 계속됐다”면서 “다만 어제(26일)처럼 아깝게 지지는 않을 것이다. 시즌 들어가면 반드시 LG를 제압 하겠다”며 라이벌 의식을 숨기지 않았다.
LG 양상문 감독이 맞받았다. 양 감독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두산을 겨냥해 “한 팀이 롱런하는 프로스포츠는 존재해선 안 된다”면서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 감독·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우승은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라며 두산을 견제했다. LG 주장 류제국(34)도 “지난해 성적과 기록만 놓고 봤을 때 두산보다 우리가 강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에겐 새로 들어온 차우찬(30)이 있다”며 쉽게 밀리지 않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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