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시 전승’ 대체불가 밴 헤켄의 진짜 가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30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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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앤디 밴 헤켄은 올 시즌 6경기에서 4승, 방어율 1.22를 기록했다. 이보다 더 빛나는 기록은 밴 헤켄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6전승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에이스는 승보다 패가 적어야 한다”는 넥센 염경엽 감독의 야구 철학과도 딱 들어맞는다. 스포츠동아 DB
넥센 앤디 밴 헤켄은 올 시즌 6경기에서 4승, 방어율 1.22를 기록했다. 이보다 더 빛나는 기록은 밴 헤켄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6전승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에이스는 승보다 패가 적어야 한다”는 넥센 염경엽 감독의 야구 철학과도 딱 들어맞는다. 스포츠동아 DB
“본인이 제일 좋아하네요.”

넥센 앤디 밴 헤켄(37)이 7월23일 선수단에 합류한 직후 염경엽 감독은 이같이 말했다. 2015시즌이 끝나고 일본프로야구(세이부)에 도전했으나, 10경기에서 4패, 방어율 6.31의 초라한 성적만 남긴 그였다. 넥센은 그런 밴 헤켄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넥센에서 4년간(2012~2015년) 58승(32패)을 따낸 에이스의 귀환이었다. 밴 헤켄은 “KBO리그로 돌아온다면 행선지는 넥센뿐이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데려왔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어깨 통증에 따른 우려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확실히 ‘믿는 구석’이 있어 보였다.

지금까지 결과는 대성공. 밴 헤켄은 올 시즌 6경기에 등판해 4승, 방어율 1.22(37이닝 5자책점)를 기록했다. 이닝당출루허용(WHIP)은 0.78, 피안타율은 0.146에 불과하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가 6이닝을 3자책점 이내로 막아내는 것)를 5차례나 해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안정감을 자랑한다. 결정구인 포크볼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직구 최고구속도 145㎞ 이상 나온다. ‘한물갔다’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가장 돋보이는 점은 밴 헤켄이 등판한 6경기에서 팀이 모두 이겼다는 사실이다. 매 경기 2실점 이하로 상대 타선을 막아주니 팀이 이길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염 감독은 “밴 헤켄은 야수들에게도 안정감을 주는 투수다.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니 선수들의 집중력도 높아진다”며 흡족해했다. “에이스라면 승보다 패가 적어야 한다”는 염 감독의 야구 철학에도 딱 들어맞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밴 헤켄이 등판한 경기에서 넥센은 연승을 잇거나, 연패를 끊었다. 이 또한 에이스의 역할이다. 4일 사직 롯데전 승리로 팀을 3연패 위기에서 구했고, 16일 고척 롯데전에서도 팀의 4연패를 저지했다. 27일 마산 NC전도 의미가 컸다. 5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최소한의 몫을 해내며 팀의 3연패를 막았다. 앞선 LG와 홈 2연전(25~26일)을 모두 내준 충격에서 벗어나기 충분했다. ‘연패 스토퍼’는 에이스의 임무 중 하나다. 밴 헤켄은 에이스로서 역할을 매우 잘해냈다는 증거다. 염 감독은 “팀에 고비가 찾아왔을 때 밴 헤켄이 나타났다. (스캇) 맥그레거도 살아나고 있다”며 흐뭇해한다.

자만하지 않는 자세는 젊은 투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하다. 밴 헤켄은 팀에 합류한 뒤 “젊은 투수들이 잘 던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내 몫”이라며 책임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내가 넥센에서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지금 밴 헤켄은 존재 자체로 넥센의 상위권 수성에 어마어마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등판=승리’라는 공식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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