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택적 집중으로 5위 지킬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6일 1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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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7월8일 LG 3연전을 시작으로 삼성, KIA, 한화를 상대로 모조리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KIA, 한화와의 5위 싸움에서 3경기, 4경기 차이로 벌려 놨다. 4위 SK에 1.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승률 5할도 가시권이다. 2012년 이후 끊어졌던 가을야구 꿈이 피어오르고 있다.

여기서 음미할 대목은 이 과정에서 롯데가 당한 ‘4패’다. 모두 4점차 이상의 대패 혹은 완패였다. 이 중 3패가 5선발 노경은의 몫이었다. 나머지 1패도 논란의 LG전 ‘7·10’ 라인업으로 발생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롯데 조원우 감독이 잡을 경기와 놓을 경기를 분리해 여름을 돌파하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이것은 롯데 전력의 불가피성이 빚어낸 고육지계에 가깝다. 후반기 들어 겨우 구색이 맞춰진 롯데 선발진은 브룩스 레일리~박세웅~조쉬 린드블럼~송승준~노경은 순서로 움직이고 있다.

레일리를 제외한 투수들은 기복이 심한 편이다. 선발진이 예상보다 흔들리는 상황임에도 조 감독은 박진형 등 불펜투수들의 선발전환을 참고 있다.

조 감독은 “이길 경기를 확실히 잡고 가겠다”고 말했다. 박진형을 5선발로 넣으면 안정감이 조금 개선될 수 있으나 불펜이 헐거워진다. 롯데는 필승계투조인 윤길현, 손승락까지 이어줄 투수가 필요하다. 홍성민, 이성민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치며 박진형을 빼내긴 더 어려워졌다.

노경은이 7월 최악의 난조를 거듭하고 있음에도 조 감독이 선발에서 빼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 롯데의 전력으로 연승을 타는 쪽보다 잡을 경기를 확실히 잡고 가는 방향성을 선택한 조 감독의 냉철한 현실인식이 묻어난 결과다. 실제 롯데의 후반기 첫 선발은 노경은이었다. 후반기 첫 주 2패를 각오한 포석이었다. 그 대신 레일리가 두 번째 투수로 나왔는데 그 결과, 7월 마지막 주에는 두 차례(26일 LG전, 31일 kt전) 투입할 수 있다. 레일리를 최대한 승산이 높은 게임에 투입하는 전략인 셈이다.

이제 ‘지키기’에 롯데는 대패나 허무한 패배를 상황에 따라 감수할 생각으로 보인다. 대량실점을 초반에 해버리면 주력 야수진에 휴식을 줄 수 있다. 당장은 아쉽겠지만 5위를 위해선 ‘1보 후퇴 후 2보 전진’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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