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후크’ 많을수록 졸전…결국 선발야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4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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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한화는 3일까지 퀵후크를 15번이나 기록해 부문 최다 1위에 올라있다. 한화 송은범(오른쪽)이 3일 문학 SK전에서 5회 강판돼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문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최하위 한화는 3일까지 퀵후크를 15번이나 기록해 부문 최다 1위에 올라있다. 한화 송은범(오른쪽)이 3일 문학 SK전에서 5회 강판돼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문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퀵후크와 성적의 상관관계

꼴찌 한화, 퀵후크 15회 압도적 1위
퀄리티스타트 최다 두산은 선두질주


‘퀄리티스타트(Quality Start)’란 표현이 대중화된 건 지금은 은퇴한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영향이 크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뛸 당시 박찬호의 등판 성적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발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을 때 퀄리티스타트라고 부른다. 선발투수를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다.

퀄리티스타트는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기록이 아니다. 최근에는 퀄리티스타트와 정반대 기록인 ‘퀵후크(Quick Hook)’가 화제다. 생소하기만 했던 퀵후크란 표현이 등장한 건 지난해부터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복귀한 뒤였다.

퀵후크는 3실점 이하인 선발투수를 6회 종료 이전에 강판시키는 걸 말한다. 과거에는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 혹은 ‘승부수’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엔 부정적인 의미가 짙어졌다. 이는 프로야구의 변화상과 맞닿아 있다.

KBO리그는 지난해부터 팀당 144경기 체제에 돌입했다. 대다수 감독들이 ‘장기 레이스’에 대비한 운영을 하기 시작했다. ‘선발 야구’와 ‘선수층 강화’가 화두다.

선발이 강한 팀은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5선발이 제대로 굴러가는 두산과 SK가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 모두 5선발 낙점을 두고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두산은 노경은 대신 들어온 허준혁이, SK는 윤희상의 대체선수 문승원이 5선발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선발야구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퀄리티스타트 횟수를 보면 3일까지 두산이 17회로 1위, SK가 16회로 2위에 올라있다. 선발투수의 퀄리티스타트가 2회에 불과한 한화는 최하위다.

퀄리티스타트와 성적이 비례한다고 보면, 정반대인 퀵후크와 성적은 반비례한다. 꼴찌 한화는 퀵후크 15회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 1위다. 반면 선두 두산은 2회로 KIA와 함께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퀵후크를 단행했다. SK도 5회로 최소 공동 3위다.

기록과 순위표만 봐도 144경기 체제의 해답은 ‘선발 야구’란 걸 알 수 있다. 한화의 ‘내일이 없는 야구’는 분명 건강함이나 지속성과는 거리가 멀다. 다수의 야구인들은 “지금 한화는 100경기 체제에서나 통했던 옛날 야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게 한화 야구의 현실이다. 최근 수장의 입에서 ‘변화’라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지만, 정말 변하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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