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현실이 된 이호준의 국가대표 호언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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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9월 20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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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스포츠동아DB
이호준. 스포츠동아DB
지난해 2월 WBC 대표팀 앞에서 NC 국가대표 배출약속
나성범은 중견수에 중심타자…이재학은 전천후투수 후보

지난해 2월, 대만 도류구장. 그해 1군 데뷔를 앞둔 NC는 프로팀 중 홀로 대만에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를 앞둔 대한민국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렀다.

도류구장에서 양 팀이 처음 마주한 날, NC의 젊은 선수들은 이승엽(삼성), 이대호(당시 오릭스) 등 슈퍼스타 선배들 앞에서 어렵게 인사를 했다. 그러나 단 한 명은 예외였다. 이호준이 천천히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대표팀 쪽에서 먼저 고개를 숙이는 인사가 이어졌다. 정근우 등은 달려 나와 반갑게 손을 잡기도 했다.

대표팀에도 진갑용 등을 제외하면 선배가 거의 없던 이호준은 호기롭고 호탕하게 “잘 봐라. 우리 팀 애들 정말 대단하다. 몇 년 안에 대표팀이 여기서 수두룩하게 나온다. 지금은 NC 소속이 단 한 명도 없지만 다음 대회에는 4~5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팀 후배들이 쟁쟁한 대표팀 선수들 앞에서 기죽지 말라고 한 말만은 아니었다. 이호준은 잠시 후 “진심으로 말한 거다.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후배들이 많다.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아직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4년 9월 19일. NC소속 나성범과 이재학이 태극문양을 가슴에 품고 2014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에 들어섰다.

이호준의 호언장담처럼 NC는 1군 데뷔 단 2시즌 만에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했다.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제외됐지만 국내 최고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이다. 특히 나성범은 주전 중견수뿐 아니라 중심타자 후보로까지 떠올랐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평가전에서는 3번타자로 나서 0-3으로 뒤진 3회말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주가를 높였다. 이재학은 몇 안 되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잠수함투수로 대표팀 내에서 가치가 높다. 역시 LG와의 평가전에서 8회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9회에 임창용이 등판하도록 다리를 놓았다.

나성범은 “지난해 2월 대만에서 대표팀 선배들을 봤던 순간을 잘 기억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대표팀은 큰 꿈이자 목표였다. 지난해 대표팀의 푸른 유니폼을 보면서 언젠가 꼭 함께 뛰겠다고 다짐했었다. 생각보다 빨리 좋은 기회를 얻게 돼 더 열심히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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