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나오면 상대팀보다 더 긴장하는 SK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8월 23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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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광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SK 에이스 김광현(26)이 등판하는 날, 긴장하는 것은 상대팀만이 아니다. SK 이만수 감독을 비롯한 SK 선수들도 “에이스가 등판하는 날은 반드시 이겨야 된다”는 중압감에 사로잡힌다.

김광현의 22일 대전 한화전 선발까지 곡절이 적지 않았다. 20일 문학 두산전 등판이 가능했으나 이 감독은 채병용을 먼저 선발로 올렸다. 김광현의 두산전 데이터(2패 방어율 5.82)가 좋지 않았기에 승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화전으로 돌린 것이다. 김광현은 한화 상대로 2승(1패)을 거둔 바 있었다. 그러나 21일 대전에 비가 내려 선발 출격이 하루 또 늦춰졌다. 이 감독은 “등판 간격이 더 길었던 적도 있었다”고 일축했으나 한화 선발이 21일 유창식에서 22일 이태양으로 바뀐 데 대해선 부담을 표시했다. 이태양이 유독 SK 상대로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수비 위주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태양에게 약한 조동화를 선발출장시킨 것이다. 왜냐하면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에서는 수비 강화가 먼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동화가 외야로 나가면서 이명기가 지명타자로 들어갔다. 또 김광현과 호흡이 잘 맞는 이재원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김광현은 직전 두 차례 등판에서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8월8일 KIA전은 7.2이닝 2실점에 117구를 던지고도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8월14일 삼성전 역시 7이닝 동안 109구를 던지며 2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또 승리를 못 얻었다. 치열한 4위 경쟁 한복판에서 2경기 연속 1승도 못 얻자 본인보다 오히려 팀이 더 초조해했다.

김광현이 1회부터 1사 2,3루로 몰리고 김태균, 김태완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먼저 내주자 팀 전체가 받는 압박감을 더 커졌다. SK 타선은 이태양에게 8안타 3볼넷을 얻어내고도 결정력 부족을 노출하며 6회까지 1득점에 그쳤다.

타선 지원이 빈약하자 ‘내가 끝내야 된다’는 김광현의 중압감만 높아졌다. 5회까지 투구수가 무려 115구에 달했다. 10안타 3볼넷을 내주고도 1회 이후 추가실점을 막았으나 퀄리티스타트조차 실패했다. 김광현이 내려간 뒤 SK는 6회부터 불펜을 조기 가동했으나 한화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6~8회 매 이닝 2실점을 내주며 SK는 3-8로 대패했다. 김광현도 시즌 8패(11승)째를 당했다. 4위 LG와 격차도 2.5경기로 벌어졌다. ‘김광현이 나온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된다’는 결의가 SK에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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