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마차도, 3억달러 시대 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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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 하퍼(27)와 함께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빅2’로 꼽혔던 매니 마차도(27·사진)의 행선지는 샌디에이고였다.

MLB.com은 20일 마차도가 샌디에이고와 10년 3억 달러(약 3386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ESPN의 제프 패선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마차도의 계약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스포츠 FA 사상 최고액”이라고 의미를 더했다. 종전 FA 액수 기준 최고는 2008년 당시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44)가 양키스와 맺은 10년 2억7500만 달러다. 2001년 첫 FA 당시 텍사스와 2억52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을 맺은 로드리게스는 양키스로 트레이드(2004년)된 뒤 2008시즌을 앞두고 옵트아웃(계약기간 중 연봉을 포기하고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을 선언하고 자신이 세웠던 기록을 경신했다. 마차도는 5년 후 옵트아웃 권리를 보장받았는데, 향후 활약 여하에 따라 두 번째 대박을 노릴 수 있다.

한편 미국프로농구(NBA) FA 역대 최고 계약은 2017년 골든스테이트의 스테픈 커리(31)가 잔류하면서 받은 5년간 2억100만 달러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는 2018년 애틀랜타 쿼터백 맷 라이언(34)의 5년간 1억5000만 달러가 최고다.

마차도의 계약은 선수들조차 위기를 체감할 정도로 극심하게 얼어붙은 최근 FA 시장에서 나온 역대급 계약이라 의미를 더하고 있다. FA 시장 개장 전부터 하퍼가 3억 달러, 마차도가 2억 달러 이상을 챙길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스프링캠프가 열린 시점까지 계약 소식은 없었다. 구단들이 하늘 높이 치솟는 선수 몸값을 감당하지 않으려 하는 움직임을 보여 MLB 선수노조에서는 1994년 이후 25년 만의 파업을 언급할 정도로 구단들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극심한 FA 한파 속에 포수 최대어로 꼽혔던 야스마니 그란달(31) 등은 밀워키와 1년 추가옵션이 포함된 2년짜리 FA 계약을 맺으며 후일을 도모하는 실용 노선을 택하기도 했다.

샌디에이고의 공격적인 행보에 일부 팀은 비상이 걸렸다. 일찍이 마차도를 두고 양키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는 팀들이 노린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마차도의 샌디에이고행은 비교적 최근 나온 소식이다. 지난해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5위에 그쳤던 샌디에이고는 마차도에 이어 하퍼까지 잡겠다는 계획이다. 시장 한파 속에 선수의 ‘백기’를 느긋하게 기다리던 일부 팀들도 하퍼 등 남은 대어와의 계약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어졌다. 스타성 등에서 마차도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하퍼가 10여 년 만에 깨진 북미 FA 최고액 기록을 불과 며칠 만에 갈아 치울지 여부도 관심사다.

100명이 넘는 FA 미계약자들의 계약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특급 선수의 행선지가 결정된 후 그 이하로 평가받는 다른 선수들이 팀을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 흉작으로 평가받는 2017년 이후와 달리 이번 FA 시장에는 통산 333세이브를 기록한 ‘특급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럴(31), 10승을 보장하는 댈러스 카이클(31) 등 팀 전력을 끌어올릴 만한 매력적인 자원이 여전히 많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mlb#매니 마차도#자유계약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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