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어떻게 최악에서 최선을 얻었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19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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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둔 후 현대키피탈 신영석, 문성민, 노재욱이 기뻐하고 있다. 천안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둔 후 현대키피탈 신영석, 문성민, 노재욱이 기뻐하고 있다. 천안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현대캐피탈이 ‘도드람 2017~2018 V리그’ 전반기를 1위로 끝낼 것이라 예측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수장인 최태웅 감독조차 예상 이상의 실적이라고 인정했다.

현대캐피탈은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전 승리(세트스코어 3-0)로 7연승 독주 채비를 갖췄다. 압도적이진 못해도 어떻게든 버텼고, 이겼다. 팀에 저력이라는 것이 생성된 것이다.

최 감독은 뜻밖에도 7연승이 아니라 그 직전의 패배에 주목했다. 2017년 12월 22일 KB손해보험전 풀세트 패배였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1~2세트를 먼저 잃은 뒤, 3~4세트를 따라붙었다. 그리고 5세트 11-7까지 리드를 잡았다가 역전 당했다. 5세트에서는 KB손해보험 외국인선수 알렉스와 현대캐피탈 센터 신영석의 신경전까지 있었다. 알렉스가 현대캐피탈 코트까지 넘어오는 보기 드문 험악한 순간까지 발생했다.

이런 악재가 쏟아진 패배에서 왜 최 감독은 희망을 발견했을까. 최 감독은 18일 “최악의 조건에서도 끝까지 하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보였다. 다음부터는 우리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12월 22일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 경기에서 신경전을 벌인 양팀 선수들. 사진|KBSN SPORTS 캡쳐
지난해 12월 22일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 경기에서 신경전을 벌인 양팀 선수들. 사진|KBSN SPORTS 캡쳐

그리고 또 하나가 알렉스와의 대치 상황에서 보여준 현대캐피탈 웜업존 선수들의 ‘원팀 정신’이었다. 상황 발생 직후, 마치 야구의 벤치클리어링 때처럼 현대캐피탈 웜업존의 선수들이 코트로 뛰쳐나온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신기하게도 그 이후 현대캐피탈은 패배를 잊었다. 큰 점수차에서 따라잡히는 고비는 있었지만 결국은 이겼다. 최 감독은 1월 9일 한국전력전 ‘침묵의 작전타임’에 관해서도 “‘선수들이 마음 편히 배구만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라. 너희들이 얼마나 혜택 받는 사람들인데 그렇게 무성의하게 배구를 할 수 있는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그날 경기를 놓쳐도 선수들이 무언가를 얻기를 바랐다”고 뒤늦게 진심을 꺼냈다. 왜 최 감독이 최악에서 최선을 얻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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