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2군감독행, KIA가 그리는 미래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11일 05시 30분


코멘트
KIA 박흥식 2군 감독은 호랑이 군단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이미 타격코치로 수차례 지도자 검증을 마친 그는 KIA의 2군 수장으로서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박흥식 2군 감독은 호랑이 군단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이미 타격코치로 수차례 지도자 검증을 마친 그는 KIA의 2군 수장으로서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믿을 만한 사람은 코치님밖에 없습니다.”

KIA 김기태(48) 감독은 7일 박흥식(55) 타격코치에게 전화를 건 뒤 간곡히 부탁을 했다. 이날 조계현 수석코치가 단장으로 발표나면서 코칭스태프 퍼즐을 다시 맞추던 김 감독은 정회열 퓨처스(2군) 감독을 수석코치로 올리면서, 공석이 된 2군 감독 자리에 박 코치를 지명한 것이었다. KIA 구단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박 코치는 10일 이에 대해 “김기태 감독님과 구단에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 아니겠나. 나도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일이다”면서 “1군에서 매일 성적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이제 멀리 보고 KIA의 미래를 고민하겠다. 나로서도 보람 있는 일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KIA 박흥식 2군 감독(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박흥식 2군 감독(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김민식 외에 1군 타자들 자리 잡았죠”

2017년 KIA의 우승을 말할 때 타격을 빼놓을 수 없다. KIA는 올 시즌 0.302으로 KBO리그 역대 최고 팀타율을 작성했다. 2015년 삼성이 0.302를 기록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삼성은 0.3019(5019타수 1515안타)인데 반올림을 한 것이었다. 올 시즌 KIA는 0.3022(5142타수 1554안타)였다. 박흥식 타격코치가 부임한 2015년만 하더라도 KIA는 팀타율 0.251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지만 불과 2년 만에 꼴찌에서 1위로 올라서는 놀라운 반전을 이뤘다.

이런 타격의 팀을 만들고 2군 감독으로 가는 것이 아쉽지는 않을까. 박 감독은 “KIA 1군에서 타격을 발전시켜야 하는 타자가 포수 김민식(2017시즌 타율 0.222) 말고 누가 있느냐. 이제 KIA 1군 타자들은 자리를 잡았다. 관리만 잘해주면 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김민식도 지난달에 오키나와 마무리캠프까지 자발적으로 참가해 타격이 많이 좋아졌다. 하체를 쓰는 법도 터득하면서 타구가 강하고 질이 달라졌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KIA 김석환.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김석환.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 “함평에 3년 후 1군 주전감 많아요”

박 감독은 올 시즌 도중에도 종종 “KIA는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면서 “올해 최원준이 1군에서 잘 크고 있지만 2군에 가 보면 좋은 타자 자원들이 많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퓨처스 감독을 맡게 된 지금도 그런 생각은 유효하다.

우선 가장 주목하고 있는 타자는 올해 동성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김석환이다. 박 감독은 “1루수와 외야수를 보는 좌투좌타 거포 스타일인데, 예전 이승엽 어릴 때를 연상시킨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스토리 등도 비슷하고 스윙이 부드럽다. 차분하고 영리해 3년 후쯤 KIA 타선 세대교체 시기에 1군에서 중심타자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며 기대했다.

여기에 신인 3루수 류승현에 대해서도 “우투좌타인데 손아섭처럼 다부지게 친다”며 관심을 보였다. 그밖에도 노관현과 김성민을 비롯해 군복무 후 내년 제대를 하는 황대인, 올 시즌 후 군복무에 들어간 김규성 등도 눈길을 끄는 재목으로 꼽았다.

박 감독은 “이범호, 김주찬 등 베테랑들이 은퇴를 하는 무렵에 어린 유망주들이 1군에 자리 잡는다면 KIA는 꾸준히 강팀이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나도 보람이 클 것 같다. 나로선 이 일에 아주 만족한다”면서 KIA의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