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성공, 우리 손에”… 달아오르는 ‘풀뿌리 올림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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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코리아’ 자원봉사의 힘]
<상> 대형 국제대회 성패 가늠자

자원봉사자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및 패럴림픽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청년대사’들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장애인 컬링 체험 행사를 갖고 평창 대회 홍보에 나섰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제공
자원봉사자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및 패럴림픽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청년대사’들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장애인 컬링 체험 행사를 갖고 평창 대회 홍보에 나섰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제공
19일 서울 지하철 잠실역 지하분수대에서 이색적인 이벤트가 열렸다.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을 결합한 겨울올림픽 종목인 바이애슬론을 체험하는 행사였다. 휴일 나들이 인파가 행사장에 몰려 긴 줄이 만들어졌다.

이 행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청년대사’가 주관했다. 대학생 14명으로 구성된 청년대사는 ‘젊은 정예홍보조직’이다. 모두가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있다. 이 중 8명은 대한체육회의 스포츠7330봉사단 소속이다.

이들은 왜 자원봉사에 나선 것일까. 스포츠7330봉사단 소속이자 청년대사로 활동 중인 오정우 씨(23·경희대 체육학과 3학년)는 “작은 힘을 보태 평창 올림픽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으니 이보다 가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오 씨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자원봉사의 매력과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19일 서울 지하철 잠실역 지하 분수대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체험 행사 모습.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제공
19일 서울 지하철 잠실역 지하 분수대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체험 행사 모습.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제공
청년대사들은 올림픽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경기 종목을 시민에게 알리는 릴레이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10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아이스하키와 컬링 등을 시민들이 체험하는 첫 이벤트를 열었다. 25일에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 교육박람회장에서 봅슬레이를 홍보하는 3차 이벤트를 갖는다.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아 12월에도 추가 이벤트를 검토하고 있다.

올림픽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올림픽 홍보전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가 많아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자원봉사자들도 바빠지고 있다. 스포츠 자원봉사 단체도 여럿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대표 출신, 대한체육회 스포츠7330봉사단, 종목별 단체 회원 등이 모여 9월 발족한 체육인 자원봉사단이다.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제25차 세계생활체육연맹(TAFISA) 서울총회 조직위원회 등이 주최한 범국민 걷기 대회가 열렸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수은주가 갑자기 뚝 떨어져 체감기온은 영하였지만 20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여기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컸다. 이날 자원봉사자 30여 명은 여러 조로 나뉘어 올림픽 홍보전에 나섰다. 대학생 자원봉사자 송승화 씨(25)는 “컬링 같은 종목을 시민에게 안내하고 체험하도록 하는 스포츠 버스를 운영했는데, 호응이 상당히 좋았다. 자원봉사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12일에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옆 평화의 광장에서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이날도 스포츠7330봉사단 등이 평창 올림픽을 알리는 홍보전을 병행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선수와 함께 달리면서 시민들에게 팸플릿, 스티커, 팔찌 등 올림픽 홍보물을 나눠 줬다. 물병이나 과자 같은 것을 제공하면서 올림픽 홍보에 목소리를 높였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최근 올림픽 기간에 근무할 자원봉사자 2만8000명(예비인원 포함)에 대한 직무 배정을 마무리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내년 1월 8일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자원봉사자 구건서 씨(60)는 빨리 내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구 씨는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할 예정이다. 구 씨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도 자원봉사를 했다. 당시 택시운전사였던 구 씨는 외국의 장관, 총리, 대회 임원 수송을 맡았다. 구 씨는 “세계적인 대회에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이지수 씨(19·여)는 정보기술 분야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중학생 때부터 사회복지관에서 꾸준히 자원봉사를 해 왔지만 스포츠 행사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관중과 선수 안내 업무를 맡게 될 이만구 씨(71)는 2001년부터 시각장애인의 등반을 돕는 자원봉사에 555회나 참여했다.

스포츠 자원봉사자들은 스포츠 행사의 ‘얼굴’로 통한다. 이 때문에 “평창 올림픽의 성패는 스포츠 자원봉사에 달렸다”는 말까지 나온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6일 열린 평창 올림픽 자원봉사단 발대식에서 “경기는 선수가 하고 운영은 조직위가 하지만 관람객은 자원봉사자를 ‘올림픽’으로 생각한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평창 올림픽이자 패럴림픽”이라고 말했다.

조직위의 자원봉사자 모집에는 9만6000여 명이 몰렸다. 예비인원을 뺀 실제 운영인력은 2만1000여 명. 약 4.5 대 1의 경쟁률이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솔직히 그렇게 많은 사람이 응모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의 분위기는 어떨까. 한목소리로 “자원봉사단 내부의 에너지가 대단하다. 모두 적극적이다”라고 말한다. 자원봉사자들의 열정만 따지면 평창 올림픽은 이미 성공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청년대사#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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