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방패막이 되지 않겠다” 洪의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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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형 전무’ 밝힌 홍명보 전무이사
“팬들 신뢰 잃은 게 가장 큰 문제, 실추된 명예회복 위해 많은 노력… 협회 행정 고쳐나가고 싶어 수락
지도자는 접어… 제안와도 안 갈 것”

“대한축구협회의 방패막이 역할? 더 이상은 됐습니다. 저에 대한 우려가 실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꼼꼼히 연구하고 챙기겠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제53대 집행부가 출범했다. 홍명보 신임 전무이사(48)는 17일 서울 경희궁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협회가 팬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국민들의 기대가 하락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전날 대의원 총회를 열어 홍 전무 등이 포함된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 등을 승인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사령탑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협회 내부에서 유출된 브라질 현지 회식 동영상 파문 여파로 명예롭지 못하게 물러났던 그였지만 이날은 작심한 듯 자신감 있게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위기에 처한 협회가 한국 축구의 레전드를 방패 삼아 비판을 피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나는 레전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항상 문제가 됐던 축구협회의 잘못된 행정을 고쳐 나가고 싶어 용기를 내 이 역할을 받아들였다. 이 일을 위해 지도자를 할 생각은 접었다. 제안이 와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전과 달리 ‘책임형 전무’로 일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동안 협회 실무 집행부가 회장 눈치를 보며 책임을 회피하려다 축구인들은 물론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발언이었다. 책임질 일은 지겠다는 자세다.

‘전임 전무는 63세로 나이가 많았다. 축구계에는 서열문화가 강한데 괜찮을까’라는 물음에는 “말발이 먹히게 해야 되겠죠”라고 받아쳤다. 전무를 맡을 정도로 행정 경험이 많지 않다는 지적에는 “감독과 행정은 다르다고 볼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볼 때는 조직을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 대상이 선수들과 스태프에서 협회 직원, 시도협회, 스폰서, 미디어, 팬 등으로 광범위해지지만 그 역할에는 연속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 홍 전무는 “최근 대표팀의 두 차례 평가전(콜롬비아, 세르비아) 때 경기장을 찾았지만 임원 승인 이전이라 신태용 대표팀 감독을 따로 만나지는 않았다. 구체적인 일정은 잡지 않았지만 조만간 만나 전임 감독으로서가 아니라 전무로서 얘기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기술위원회에서 분리, 신설된 감독선임위원회 인사에 대해서는 “이달 내에라도 선임하기 위해 대상자를 찾고 있다”면서도 “미래도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면을 갖추신 분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선임된 박지성 유스전략본부장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좋은 시스템을 경험했기 때문에 한국 유소년 축구에 전반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나부터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홍명보#대한축구협회#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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