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기록으로 본 리그 최고 4번타자 킬러는? 차우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8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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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좌완선발 차우찬은 각 팀의 간판타자라 할 4번타자를 상대로 발군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LG 좌완선발 차우찬은 각 팀의 간판타자라 할 4번타자를 상대로 발군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최형우(34·KIA), 김재환(30·두산), 이대호(35·롯데), 김태균(35·한화)의 공통점은 팀의 4번타자라는 점이다. 4번 타자는 팀 타선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다. 이들의 가장 큰 역할은 누상에 있는 주자를 홈에 불러들이는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 4번 타자가 타점 기회를 잡으면 팬들의 기대치는 그만큼 올라간다. 투수 입장에선 4번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 무척 부담스럽지만,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한다. 투수의 4번 타자 상대 성적은 팀에서 가장 강하다는 인식을 주는 타자를 얼마나 잘 막았는지 보여준 한 단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 LG 차우찬, 진정한 4번 타자 킬러

올 시즌 리그 최고의 4번 타자 킬러는 LG 차우찬(30)이다. 올 시즌 17일까지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 5패, 방어율 3.12(135.2이닝 47자책점)를 기록했는데, 특히 4번 타자를 상대로 대단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올 시즌 4번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17(60타수 13안타)로 규정이닝을 채운 20명의 투수 가운데 가장 낮고, 피출루율은 0.242로 3할이 되지 않는다. 이들 20명 가운데 피출루율 3할 미만인 투수는 차우찬이 유일하다. 피OPS(출루율+장타율)도 0.692로 돈 로치(0.685·kt)에 이어 2번째로 낮다. 삼진 18개를 잡아내며 4사구 허용은 단 2개뿐이었고, 장타도 단 6개(4홈런·2루타 2개)만 내줬다. 득점권에서 피안타율 0.158(114타수 18안타), 30삼진·6볼넷의 강력한 면모를 뽐낸 것도 4번 타자 상대 성적과 궤를 같이한다.

● 리그 대표 4번 타자들도 ‘추풍낙엽’

리그를 대표하는 4번 타자들도 차우찬을 상대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최형우는 6타수 1안타(타율 0.167), 이대호는 9타수 2안타(0.222)에 그쳤고, 표본은 작지만 김재환(3타수 1안타·0.333)과 김태균(3타수 무안타)을 상대로도 잘 버텼다. 이들 4명을 상대로 피안타율이 0.190(21타수 4안타)에 불과하다. 삼성 다린 러프는 차우찬을 상대로 홈런 1개를 뽑아냈지만, 14타수 1안타로 타율은 0.071에 그쳤다. 투수 입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SK 박종훈. 스포츠동아DB
SK 박종훈. 스포츠동아DB

● 차우찬과 대조되는 박종훈의 4번 타자 공포증

차우찬과 가장 대조되는 기록을 찍은 투수는 SK 잠수함 박종훈(26)이다. 올 시즌 4번타자 상대 피OPS(1.096)와 피출루율(0.492)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높다. 피안타율(0.354·48타수17안타) 또한 팻 딘(KIA·0.370)과 헨리 소사(LG·0.362)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삼진(6개)과 볼넷(10개) 비율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4번 타자 상대 성적이 시즌 성적과 꼭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박종훈은 올 시즌 22경기에선 9승 7패, 방어율 4.49(116.1이닝 58자책점)를 기록하며 꾸준히 선발진의 한 축을 지켰고, 데뷔 첫 10승도 눈앞에 두고 있다. 상위타순(1~2번)을 잘 막아낸 덕분에(피안타율 0.179) 4번타자에게 많이 맞은 데미지를 최소화했다고 보면 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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