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터너 ‘황금수염’ 휘날리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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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 타율 선두에 장타력 10위, 전천후 타격으로 팀 선두 이끌어
2013년 메츠서 방출 충격 딛고 황금기 보내며 MVP후보 거론돼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33·사진)가 올 시즌 야구 인생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151경기에서 타율 0.275, 27홈런으로 다저스의 중심 타자가 된 터너는 올 시즌에도 16일까지 타율 0.347로 내셔널리그 타격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터너는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 타선에서 ‘전천후 타격’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테이블 세터’인 크리스 테일러(27)와 코리 시거(24), 그리고 신인으로 4번 타자를 맡고 있는 코디 벨린저(22) 사이에서 3번 타자로 나선다. 한 방이 필요할 때는 홈런과 장타를, 앞에서 흐름이 끊기거나 벨린저로 분위기를 이어갈 상황에서는 세밀한 타격으로 불씨를 이어준다. 1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도 1-1이던 8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트는 안타를 쳤다. 부상으로 잠시 결장해 홈런은 17개지만 장타력은 0.571(전체 10위)이다. 출루율도 0.436(2위)으로 높다. 장타력과 출루율을 더한 OPS는 1.007(5위)이다. 지난해 출루율 0.339, 장타력 0.493(OPS 0.832)과 비교하면 타석 집중력이 훨씬 좋아졌다. 삼진 수도 지난해 107개에서 올 시즌 38개로 크게 줄었다.

터너는 2013년 뉴욕 메츠에서 8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그해 12월 약혼녀와 드라이브를 하다 방출통보를 받았다. 예기치 못한 방출로 충격에 빠졌지만 이듬해 다저스로 이적해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어 투수의 공을 더 끌어당기는 폼으로 스윙을 바꾸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았다. 메츠의 선택이 잘못됐음을 입증하려고 공수에서 ‘허슬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올 시즌 메츠전에서 24타수 9안타에 4홈런 9타점으로 톡톡히 앙갚음을 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최근 “칼을 아주 열심히 가는 작업 노동자이면서 팀에서는 접착제와 같은 존재”라며 터너의 자세와 정신력을 높이 평가했다.

터너는 더 이상 마냥 순한 수염을 기른 아저씨가 아니다.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힌다. 세계적인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최근 미국 공연에서 터너의 10번 유니폼을 입고 나타날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나지완(KIA), 강민호(롯데), 김태군(NC) 등이 그의 ‘오픈 스탠스’ 타격 자세를 따라 하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la 다저스#저스틴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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