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새 사령탑? 결론은 김학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6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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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스포츠동아DB
김학범 감독. 스포츠동아DB
이르면 19일 전북 원정부터 지휘봉
부족한 재정 등 근본적 문제는 여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광주FC가 2010년 창단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4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남기일(43) 감독이 8월 14일 전격 사퇴하면서 남은 시즌 비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2012년 이후 두 번째 챌린지(2부리그) 강등까지 걱정해야하는 시점에 선장까지 잃은 광주. 7년차 시민구단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남 감독은 사퇴 직후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날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만큼 ‘자진사퇴’의 선택을 하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다. 2010년 팀 창단과 함께 코치로 부임해 7년간 선수단과 동고동락했기 때문이다.

당시 코치 초년생이던 남 감독은 이후 수석코치를 거치며 지도자 경험을 차근차근 쌓았다. 2013년 8월에는 전임 여범규 감독의 자진사퇴로 감독대행을 맡아 2014년 클래식 승격을 이끌었고, 2015시즌부터 정식 감독으로 선임돼 3년 가까이 팀을 지휘했다.

그간 성적과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높이 평가를 받았던 남 감독이다. 그가 사퇴를 고려한 시점은 7월 올스타전 휴식기 무렵이다. 광주 관계자에 따르면, 올 시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팀을 잘 추슬러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최하위권을 계속해 벗어나지 못하면서 감독 스스로 자책감과 무력감을 함께 드러냈다고 귀띔했다.

결국 8월 들어서도 포항 스틸러스, 수원 삼성에 내리 한 점차로 패한 데 이어 13일 대구FC와 단두대 매치에서 0-1로 지며 마음을 굳혔다.

곧장 사령탑 물색에 나선 광주의 선택은 김학범(57) 전 성남FC 감독으로 확인됐다. 8월 15일 큰 틀에서 합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진다. 복수의 축구 인들은 “김 전 감독이 광주의 위기를 극복할 소방수로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박사 학위를 보유한 ‘공부하는 지도자’로도 잘 알려진 김 전 감독은 성남일화(현 성남FC)∼강원FC 등을 거치며 실력을 발휘했다.

이르면 19일 전북현대 원정경기부터 ‘김학범 체제’가 시작될 전망이다.

그러나 김 전 감독의 선임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쇄신으로 시민구단 광주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든든한 배경이 없는 광주는 재정적 어려움 탓에 정상적인 전력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역시 정조국(33·강원FC) 등 주축선수들의 이탈이 순위 추락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남 감독의 중도사퇴 역시 돈 없는 팀의 한계 연장선상에 있다. 광주 구단 역시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지만, 딱히 뚜렷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아쉽다. 돈과 실력이 정비례하는 프로스포츠의 세계는 그래서 정글보다 훨씬 냉혹하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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