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재영은 어떻게 무주세계선수권 첫 金의 주인이 됐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9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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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46㎏급 금메달리스트 심재영이 27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무주|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2017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46㎏급 금메달리스트 심재영이 27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무주|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심재영(22·한체대)은 한국여자태권도 경량급의 차세대 주자로 손꼽힌다. 2017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46㎏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 같은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대회 첫 금메달’의 상징성도 컸다. 그가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했다. 27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 한켠에서 심재영과 마주 앉아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금메달리스트가 돼 한숨 돌릴 법한데도 체력단련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나온 뒤였다.

● 언니 따라 태권도장 갔던 소녀, 국가대표가 되다

심재영이 처음 태권도와 인연을 맺은 시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때까지 태권도 선수였던 언니를 따라 체육관에 간 것이 계기였다. “언니가 신체조건이 좋아서 태권도를 했다. 어느 날 언니를 따라갔는데 내가 심심해하는 걸 보신 관장님께서 ‘같이 따라하라’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 10년 정도 태권도를 했으니 남들이 보기에는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힘들 때는 힘들지만 나름의 재미가 있다. 정작 언니는 고등학교 때 운동을 그만뒀다.”

심재영은 10년 전 언니를 따라 우연히 체육관에 갔다가 태권도를 운명처럼 만났다. 한국여자태권도 경량급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심재영이 25일 열린 2017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46㎏급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세계태권도연맹
심재영은 10년 전 언니를 따라 우연히 체육관에 갔다가 태권도를 운명처럼 만났다. 한국여자태권도 경량급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심재영이 25일 열린 2017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46㎏급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세계태권도연맹

● 지금의 심재영 만든 첼랴빈스크의 아픔

2015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대회는 심재영에게 아픈 기억이다. 2016리우올림픽 여자 49㎏급 금메달리스트 김소희(23·한국가스공사)를 제치고 46㎏급 출전권을 따냈지만, 16강전에서 탈락했다. 금메달을 확정한 뒤 “첼랴빈스크 대회에서 일찍 탈락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고 했을 정도다. 대회 직후에는 체중감량 후유증에 시달렸다. 부천정산고 시절 플라이급(체중 45~48㎏)에서 뛰었지만, 대학시절에는 최경량급(46㎏ 이하)에 출전해야 했다. 한국대학태권도연맹 관계자도 “고교시절에는 48㎏ 이하로만 체중을 유지하면 됐지만, 대학시절 46㎏를 넘기면 안 되니 체중감량의 고통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심재영은 “랭킹포인트제도가 도입되면서 꾸준히 경기에 출장해야 했다. 계속해서 체중을 감량하다 보니 몸이 많이 망가졌는데, 그 상태에서 또 살을 빼야 했다. 후반기에는 계속 패하다 보니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2년 전과 비교해 마음가짐이 달라졌고, 약점이었던 후속동작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시상식 직후 금메달을 들고 활짝 웃는 심재영. 사진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시상식 직후 금메달을 들고 활짝 웃는 심재영. 사진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 이제는 올림픽을 향해

다음 목표는 올림픽이다. 연결동작이 강점인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새롭게 개정된 경기규칙이 마음에 드는 듯했다. 의미 없이 발을 드는 행위가 곧바로 감점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끊임없이 상대를 몰아붙이는 심재영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는 “내 강점은 공격적인 움직임과 연결동작이다. 지금의 경기규칙이 좋다”며 “내가 욕심이 많다. 아시안게임도 나가고 싶고, 세계선수권도 더 경험하고 싶다. 올림픽에 대한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무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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