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예의를 잊은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배려가 절실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8일 15시 09분


코멘트
2017 세계무주선수권대회가 진행 중인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의 믹스트존은 1-3번 게이트 근처다. 조직위와 연맹측의 빠른 조치 덕분에 더 이상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사진은 28일 오후 믹스트존 풍경. 무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2017 세계무주선수권대회가 진행 중인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의 믹스트존은 1-3번 게이트 근처다. 조직위와 연맹측의 빠른 조치 덕분에 더 이상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사진은 28일 오후 믹스트존 풍경. 무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24일부터 30일까지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진행 중인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현장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는 550여명. 이들은 프레스센터와 출입구,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등에 배치됐다. 이 가운데 믹스트존에 배치된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예의를 잊은 행동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선수와 동선이 겹치는 일부 인원이다. 이에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와 세계태권도연맹(WTF·이하 연맹) 관계자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번 대회 남자 68㎏급 금메달리스트 이대훈(25·한국가스공사)이 26일 16강전을 마치고 믹스트존을 통과할 즈음, 자원봉사자들이 몰려 사진촬영을 요청했다. 이를 본 입장 도우미들까지 몰려들면서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믹스트존을 통제하는 이들을 통제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이대훈은 20여분 뒤 8강전을 앞둔 터라 컨디션 조절이 필요했다. 그러나 성격이 모질지 못한 이대훈은 이들의 요청을 다 들어주고 자리를 떴다. 연맹 관계자는 “25일 남자 54㎏의 김태훈이 금메달을 따낸 뒤에도 아수라장이 됐었다”고 털어놓았다.

27일 남자 58㎏의 정윤조(22·경희대)가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믹스트존을 통과할 즈음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믹스트존에 있던 한 자원봉사자가 사인을 요청했고, 정윤조는 “손가락을 다쳤다”며 몇 번이나 양해를 구한 뒤에야 프로필사진 촬영실로 이동할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취재진과 만나는 믹스트존이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팬서비스의 장으로 변질된 것이다. 결국 27일 오후 열린 남자 68㎏급 결승전 직후에는 연맹 관계자가 믹스트존에 내려가 이대훈의 이동을 도왔다.

2017 세계무주선수권대회가 진행 중인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의 믹스트존은 1-3번 게이트 근처다. 조직위와 연맹측의 빠른 조치 덕분에 더 이상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28일 오후 프랑스 취재진이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준비하는 모습. 무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2017 세계무주선수권대회가 진행 중인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의 믹스트존은 1-3번 게이트 근처다. 조직위와 연맹측의 빠른 조치 덕분에 더 이상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28일 오후 프랑스 취재진이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준비하는 모습. 무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물론 이번 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이들 대부분이 사명감을 갖고 주어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의 친절함은 182개국에서 무주를 찾은 외국인들을 미소 짓게 한다. 카메룬대표팀 관계자는 한 중년 남성 자원봉사자의 유쾌한 응대에 “넘버원 코리아”를 외치며 악수를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와 동선이 겹친다는 특혜로 실속을 챙기려는 이들 탓에 묵묵히 노력하는 대부분의 자원봉사자까지 고통 받는 현실이다. 조직위에선 3차례 사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원활한 진행을 위해 노력했지만, 소수의 일탈을 막기 어려운 듯하다. 조직위 고위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이 이탈하면 수급하기가 쉽지 않아 강하게 질책하기 어렵다”며 “경호인력 등을 배치하고 추가교육을 실시하는 등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무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