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홈 충돌 방지법 2년이 낳은 新 포수훈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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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8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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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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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BO리그는 ‘홈 충돌 방지법’이라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홈 플레이트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는 주자와 이를 막으려는 포수의 직접적인 충돌을 막기 위함이었다. 홈에서의 충돌은 선수들의 큰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메이저리그가 먼저 제도를 도입했고, 한국 역시 뒤를 따랐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는 홈을 수비하는 포수와 접촉할 목적으로 자신의 직선주로에서 이탈할 수 없고,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충돌을 시도해선 안 된다. ▲포수는 자신이 공을 갖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의 주로를 막을 수 없다. 이를 어길 시 주자에게 세이프를 선언한다.

● 혼란 딛고 적응기 맞이한 KBO리그

제도 도입 첫 해였던 지난해는 여기저기서 소란이 일었다. 최대 논란은 포수의 홈 부근 움직임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였다. 이는 오롯이 주심이 판단해야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경기 승부처마다 입장차는 계속됐다. 결국 비디오 합의판독은 물론 감독의 항의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수차례 발생했다.

낯설게만 느껴졌던 제도가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도입 2년째인 올 시즌엔 홈 충돌 방지법을 두고 언쟁을 벌이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제 포수들이 무작정 홈 플레이트를 막아서고 주자의 진로를 방해하는 장면은 쉽사리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런데 이 제도가 안착되면서 덩달아 중요해진 능력이 있다. 바로 ‘태그의 기술’이다. 최근 KBO리그 경기를 살펴보면 그 이유가 드러난다. 분명 외야수가 홈으로 던진 공의 속도가 주자를 앞선 상황이지만, 태그가 한 발 늦어 세이프가 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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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포수들이 어려워해…적응훈련 필요”

포수를 지도하는 배터리 코치들은 이에 대해 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학창시절부터 홈을 가로막는 자세에 익숙하던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바뀐 룰 때문에 포구 위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kt 강성우 배터리코치는 “공이 오기 전에는 홈을 막을 수 없더라도 공을 잡은 직후엔 몸이 함께 움직여줘야 한다. 그런데도 평소 습관 때문에 글러브만으로 태그를 하려다 공을 놓치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그래도 최근 들어 태그를 매끄럽게 하는 동작을 집중적으로 연습시키고 있다”면서 “순간적인 센스도 중요하지만 요령 역시 필요하다. 게다가 주자들의 슬라이딩 기술이 날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훈련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두산 강인권 배터리코치 역시 포수의 소극적인 움직임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다. 강 코치는 “홈 충돌 방지법이라고 해도 공이 오는 방향으로 포수가 움직이는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포수들이 홈을 막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막혀 공이 홈 쪽으로 오는 데도 몸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코치가 이야기한 내용은 KBO 공식야구규칙에 자세히 명시돼있다. 홈 플레이트에서의 충돌 규정이 적힌 7.13(b)는 “포수가 송구를 받으려는 정당한 시도과정(송구의 방향·궤도·바운드에 대한 반응)에서 주자의 주로를 막는 경우는 규칙 위반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해결책은 훈련뿐이다. 강 코치는 “포수들이 아직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해당 상황을 놓고 재차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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