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청춘을 만나다] 라크로스 국가대표 김정윤 “라크로스 대중화되는 날까지, 스틱 잡아야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7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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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로스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김정윤 선수(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제공 | 김정윤
라크로스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김정윤 선수(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제공 | 김정윤
9. 라크로스 국가대표 김정윤

유럽선 활발하지만, 국내는 대학 5개 팀 뿐
7월 런던서 월드컵 개최…지원은 기대못해
“김연경 선수처럼 ‘최고의 선수’가 되고싶다”


얼마 전 서울대학교 퀴디치 동아리의 사연이 언론에 소개되었다. 소설 해리포터에서만 보던 퀴디치를 실제로 하는 동아리가 있고, 전 세계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퀴디치를 즐긴다는 소식은 국내 스포츠 팬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퀴디치만큼은 아니지만 라크로스 역시 독특한 스포츠의 하나다. 라크로스는 ‘크로스’라 불리는 스틱으로 야구공만한 공을 던지고 받으며 상대 골대에 골을 넣는 스포츠이다. 경기장 크기는 축구장 크기와 비슷하고 한 팀에 골키퍼 포함 12명이 정원이다.

국내 스포츠팬들에겐 익숙하지 않지만, 라크로스는 전 세계적으로 대학스포츠로 유명하다. 일본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그리고 유럽 국가의 많은 학교에서는 라크로스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5개 정도의 대학팀들만이 동아리 수준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화여대 팀 주장 김정윤 선수는 대학팀 내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유명하다. 대학교 때 처음 스틱을 잡았지만, 현재 국가대표로 활동할 만큼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7월 런던에서 열리는 라크로스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김정윤 선수를 이화여대에서 만나봤다.

김정윤의 라크로스 입문은 우연히 시작됐다. 1학년 교양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 자신이 체육 전공임을 안 한 학생의 권유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운동보다 사람이 좋아 동아리 활동을 계속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라크로스라는 스포츠에 재미를 붙이게 됐다.

대학리그에서 꾸준히 활동하던 김정윤에게 국가대표의 기회가 찾아왔다. 연세대학교와의 경기 직후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 권유를 받았고, 최종 선발되어 7월 런던에서 열리는 라크로스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 김정윤은 “국가대표로 활동하곤 있지만, 공식적인 지원을 기대하긴 어려워요. 운동은 재미있지만, 경제적으로 부담하는 부분이 많아서 힘들 때도 있어요. 라크로스가 좀 더 활성화되어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김정윤의 바람은 라크로스가 한국에 널리 알려지는 것이다. 지금은 비인기 종목이고 입지가 좁아 일반인은 잘 알지 못하지만 앞으로 더 커질 것을 예상하고, 우리나라 라크로스팀이 크게 성장하는 데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의 롤모델은 배구선수 김연경이다. 김정윤은 “여자배구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던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기의 길을 걸어 결국 세계 최고 선수의 자리에 오른 것이 가장 멋있어요. 경제적 지원도 없고 국내 인지도도 낮지만, 열정과 꿈을 가지고 나라를 대표해 멋진 결과를 가져오고 싶어요.”

김정윤은 인터뷰 마지막에, “이번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십에서는 3위에 그쳤지만, 7월 런던에서 열리는 라크로스 월드컵에서 더 많은 팀들과 만나 경쟁하고 실력을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스포츠 팬 여러분들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누군가는 가야할 처음의 길,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으로 그 길을 걸어가는 김정윤의 모습에서 진정한 청춘의 패기를 엿볼 수 있었다.

곽재영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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