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우승이지 말입니다…맹동섭의 화려한 전역 신고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24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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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전역한 맹동섭이 8년 만에 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지난해 9월 전역한 맹동섭이 8년 만에 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 KPGA 개막전 동부화재 오픈 정상

합계 19언더파…전역 후 첫 대회 우승
“올해는 맹동섭의 해가 될 것” 자신만만


‘예비역’ 맹동섭(30)이 2017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동부화재프로미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8년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화려한 전역 신고식을 치렀다.

맹동섭은 23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골프장 에떼·쁘렝땅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맹동섭은 이날만 7타를 줄이며 맹추격해온 박일환(25·16언더파 272타)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주니어국가대표로 활동했던 맹동섭은 2009년 프로에 데뷔했다. 그해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에서 첫 승을 신고하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워낙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KPGA 투어에서 어지간한 성적으로는 우승 경쟁을 뚫기가 쉽지 않다. KPGA 투어에선 연간 3승 이상을 거둔 선수가 드물다. 가장 최근은 2007년으로, 김경태와 강경남이 3승씩을 거둔 이후 그 맥이 끊겼다. 10대 후반의 새내기부터 40∼50대의 베테랑까지 실력차가 크지 않고, 대회마다 출전인원도 140명 이상으로 경쟁이 치열해 연간 3승 이상은 쉽지 않다. 맹동섭은 강자들이 즐비한 KPGA 투어에서 조금씩 뒤로 밀렸다. 2010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2011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약했으나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3년과 2014년은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 상금랭킹 10위권을 유지하면서 꾸준함을 보였다. 그러나 우승으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맹동섭. 사진제공|KPGA
맹동섭. 사진제공|KPGA

군 입대가 전환점이 됐다. 맹동섭은 2014시즌을 마치고 곧바로 입대했다. 남자골퍼들은 군 복무에 대한 걱정이 많다. 보통 10대 후반부터 프로생활을 하기에 전성기가 시작되는 20대 중후반이 되면 입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최소 2시즌 정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발생되는 경력단절에 대한 걱정이 크다.

맹동섭은 운이 좋았다. 2015년 국내에서 개최된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앞두고 국군체육부대가 한시적으로 상무골프단을 운영했다. 그 덕에 맹동섭을 비롯해 허인회, 박현빈, 김남훈 등이 상무 입대의 기회를 얻었다. 더욱이 KPGA는 상무선수들에게 코리안투어와 챌린지투어의 활동을 보장하면서 군 복무 기간 중에도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맹동섭은 그 덕을 톡톡히 봤다. 2015년 2부투어지만 챌린지투어 3회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꽉 막혔던 우승 갈증을 씻었다. 맹동섭은 “군 생활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복무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아마 군대에 가기 전 훈련한 것보다 군대에서 훈련한 양이 더 많을 것 같다.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생활 덕분에 훈련의 효과도 컸다”고 말했다.

맹동섭. 사진제공|KPGA
맹동섭. 사진제공|KPGA

전역 이후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맹동섭은 복귀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감격해 했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되찾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그는 “골프는 나 자신을 믿고 하는 경기다”며 “지난해가 ‘최진호의 해’였다면 올해는 ‘맹동섭의 해’가 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박은신(27)이 3위(14언더파 274타), 변진재(28)가 공동 4위(13언더파 275타)에 올랐고, 지난해 상금왕 최진호(33)는 공동 44위로 부진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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