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왼쪽 손목에 ♥문신 아, 이건 비밀인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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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골프 1위 리디아 고와 유쾌한 인터뷰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인 리디아 고가 29일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코스를 바라보고 있다. 리디아 고는 3라운드를 공동 25위로 마쳤다. 볼빅 제공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인 리디아 고가 29일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코스를 바라보고 있다. 리디아 고는 3라운드를 공동 25위로 마쳤다. 볼빅 제공
여자 골프 세계 1위 리디아 고(19)는 좀처럼 퍼팅 연습에 집중할 수 없었다. 꼬마 팬들의 사인 요청을 일일이 들어줘야 했기 때문이었다. 29일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에서 만난 리디아 고는 “모든 팬들이 중요하지만 어린이들에게는 더 잘해주고 싶다. 그들이 나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선수가 될까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19세 어린 나이에 이미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는 리디아 고의 시선은 다음 달부터 연이어 열리는 특급 대회를 정조준하고 있다.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 이어 뉴질랜드 대표로 출전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다.

리디아 고의 오른쪽 손목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데뷔 첫 승 날짜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왼쪽 손목에는 작은 하트 문신 2개가 있다. 볼빅 제공
리디아 고의 오른쪽 손목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데뷔 첫 승 날짜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왼쪽 손목에는 작은 하트 문신 2개가 있다. 볼빅 제공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했던 리디아 고는 “메이저대회인 KPMG 대회와 US여자오픈 코스에서 두 차례 연습 라운드로 코스를 분석했다. 일관된 플레이로 정상에 오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그는 KPMG 대회의 코스를 분석할 때는 ‘우라가 심하다(일본어로 방향성이 좋지 않다는 의미. 국내 주말 골퍼들이 자주 쓰는 단어)’라는 표현까지 썼다. “페어웨이가 좁고 큰 나무가 많아 티샷 우라가 나면 어려운 상황을 맞는다. 드로, 페이드 구질 같은 창의적인 공략이 필요하다. 그린도 까다롭다.”

최근 빡빡한 스케줄과 지카 바이러스 우려 때문에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는 남녀 골프 스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리디아 고의 생각은 달랐다. “TV로 보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큰 영광이다. 난 나이가 어리고 예방접종도 받을 것이다. 모기를 통해 감염된다고 하는데 바닷가 골프장에는 바람이 많이 불 것 같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잘 준비하겠다.”

올해 초 운전면허를 딴 뒤 스폰서인 렉서스에서 차량을 협찬받아 마이카족이 된 리디아 고는 “집에서 골프장까지 왔다 갔다 할 때만 운전대를 잡는다. 차고에 주차는 못하는 초보 운전자다. 시속 35마일(약 56km) 이내로만 달린다”며 웃었다.

리디아 고의 왼쪽 손목에 새롭게 작은 하트 모양의 문신 2개가 눈에 띄었다. 사연을 묻자 “그건 비밀인데 첫 승 날짜를 적은 오른쪽 손목 문신 다음에 두 번째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리디아 고의 어머니가 “넌 비밀이라면서 다 말하냐”며 핀잔을 주자 리디아 고는 “아차” 하며 말을 멈췄다. 절친한 프로골퍼 대니엘 강과 같이 했는데 우정을 상징하는 뜻이라고 한다. 그는 또 “한국 TV의 먹방 프로그램을 즐겨보며 스트레스를 푼다. 너무 많이 봐 엄마한테 혼난다”고 털어놓았다. 리디아 고의 어머니는 기자에게 “한국에 좋은 셰프 있으면 소개 좀 해 달라”고 말했다. 여느 가정에서처럼 딸과 엄마가 수다를 떠는 모습이 무척 친근하게 다가왔다.

한편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3라운드까지 중간 합계 10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제시카 코르다와 크리스티나 김(이상 미국)이 1타 차 공동 2위. 김효주(롯데)가 7언더파 공동 4위로 역전 우승을 노리게 됐다. 리디아 고는 공동 25위(2언더파)로 3라운드를 마쳤다.
 
앤아버=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리디아 고#여자골프#하트 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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